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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주_2일차_오설록 제주 티뮤지엄·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이중섭미술관·이중섭거리·글라글라하와이·제주야놀자펜션·고래밥기행/국내 2022. 2. 23. 09:21
웃풍이 좀 있었지만 전기장판의 응원에 힘입어 푹 자고 일어나니 창밖 풍경이 제주임을 일깨워 준다. 어제 바이제주에서 사둔 제주 흑돼지 라면 돗멘을 끓여 아침으로 먹었다. 생각보다 매콤하고 감자 전분이 들어간 면이 쫄깃했다. 다만 4개에 8,000원이라 꽤나 비쌌다.
식탁에 방명록이 있었는데 수준급의 그림, 재기 발랄한 후기 등이 가득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상 시인의 시, '이런 시'가 가장 마음에 남았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일지라도 차마 잊지 못하고 평생 예쁘게 여길 이는 이미 그 자체로 한 삶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겠지...* 요즈음의 내가 정의하는 사랑은 '누군가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주는 것'이다.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 우리도 나름의 흔적을 남겼다.
여유를 누리다 하룻밤만큼 정든 방과 집을 뒤로하고 나섰다.
오랜만에 오설록 제주 티뮤지엄을 찾았다. 여긴 언제 와도 북적이는 것 같다.
카페에서 녹차오프레도와 한라산 녹차케이크로 녹차 파티를 열었다. 개인적으로 녹차를 좋아해서 흡족한 시간이었다. 나오는 길에 선물용으로 오설록 시그니처 비스킷을 샀다.
바로 옆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에 들러 고무줄 잇기로 제주도 만들기, 스탬프 엽서 만들기 등의 참여 부스에 동참하고 구경했다. 스탬프 엽서는 각기 만든 게 비슷하면 비슷한 대로, 다르면 다른 대로 신기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우연히 마주한 수선화 덕에 좋아하는 시 '수선화에게'의 한 구절을 마음속으로 홀로 읊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흐린 하늘 아래에서도 푸름을 간직한 녹차밭에서 사진도 찍었다.
녹차 투어를 마치고 이중섭미술관으로 이동했다. 작년에 왔을 때 미처 휴관 일정을 확인하지 않고 왔다가 허당을 친 뒤, 이고초려만에 입장했다.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70년 만의 서귀포 귀향'과 상설전을 통해 이중섭 화백의 제주에서의 흔적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끼며 거장의 삶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같이 와준 친구들이 정말 고마웠다.
옥상에 올라서니 작품과 똑 닮은 풍경이 여전하다.
미술관 앞과 이중섭거리를 거닐며 그의 작품과 삶이 전해준 감동을 좀 더 누렸다.
애매한 시간에 관람을 마쳐 점심 겸 저녁을 먹기 위해 글라글라하와이로 이동했다. 하와이안포키볼, 한치 버거&칩스, 달고기 피시앤칩스를 시켜 맛있게 먹었다. 피시앤칩스가 주문 누락으로 조금 늦게 나와 아쉬웠지만 하와이 느낌이 가득한 공간에서 동남아가 떠오르는 코코넛 망고 스무디까지 잘 어우러져 좋았다.
예정된 일정을 마치고 해안 도로를 타고 천천히 숙소로 향했다. 날이 흐려 아쉬웠지만 또 그 나름의 미학이 있다.
해가 지고 나서야 두 번째 숙소인 제주야놀자펜션에 도착했다. 어제와는 달리 신축 펜션 느낌이다. 웃바람이 없고 여러모로 편리한 공간이었다.
좀 쉬다 밖에 나와 고래밥이라는 주점에서 미리 주문한 해물떡볶이를 포장해 왔다. 가게들이 생각보다 이르게 영업을 마쳐 당황하던 차에 감사하게도 주문을 받아 주셨다. 거의 해물탕 같은 진한 국물과 아낌없이 넣은 넉넉한 재료 덕에 정말 맛있게 먹었다. 심지어 딱새우도 2마리 들어있었다. TV를 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금방 찾아온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다. 십 대에 알게 된 우리가 삼십 대에 접어들어 함께하는 이 모든 순간이 조금은 비현실적인 현실이라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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