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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미국 동부 여행_2일차(1)_워싱턴 D.C._마틴 루터 킹 Jr. 메모리얼·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 기념관·토마스 제퍼슨 기념관·유니언 스테이션·치폴레기행/해외(북미) 2021. 3. 10. 22:57
아침 7시에 깨어 씻고 토스트와 시리얼로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다.
반팔에 반바지만 입고 워싱턴 D.C.에서의 마지막 여정을 나섰는데 비가 꽤 많이 왔다.
하늘은 흐렸지만 빗줄기가 잦아들기를 바라며 출근하는 사람들을 거슬러 내셔널 몰로 향했다. 내가 좋아하는 이른 아침 온전히 깨지 않은 도시의 얼굴을 보며 자전거를 타는데 너무 신났다. 여행지에서는 소소한 일탈에 기인해 한없이 고양되는 자유의 시간을 뜬금없이 마주하곤 한다.
아직 한적한 공원길을 어린 망아지처럼 신나게 달렸다. 어제 그렇게 사람이 많던 곳이 맞나 싶다.
한껏 들뜬 기분으로 마틴 루터 킹 Jr. 메모리얼(Martin Luther King, Jr. Memorial)에 당도했다! 'I have a dream'으로 회자되는 전설적인 연설이 있었던 링컨 기념관 근처에 명연설가인 동시에 인권 운동가이자 목사였던 마틴 루터 킹을 기리는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도착했을 땐 나 혼자만 있었다. 입구에 해당하는 바위틈을 경계로 마틴 루터 킹과 인격적으로 이어지는 다른 시공으로 넘어온 기분이 들었다.
그의 명언들이 벽에 쭈욱 쓰여있었는데 하나하나 너무 심금을 울렸다. 그 울림이 벅차고도 좋았다. Thank you, Martin! I have a dream, too!!
근처에 위치한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 기념관(Franklin Delano Roosevelt Memorial)도 들렀다. 미국의 32대 대통령이자 '뉴딜 정책'의 장본인으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마침 견학을 온 듯한 어린 학생들과 동상으로 남아 영원히 반려하는 강아지 '팔라'가 기억에 생생하게 남았다.
마지막으로 찾은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Thomas Jefferson Memorial)은 로마의 판테온이랑 거의 똑같이 생겼다.
하지만 판테온과는 달리 신이 아닌 사람을 모시기 위한 곳이었다. 사방으로 뚫려있는 점도 달랐다. 토마스 제퍼슨은 미국 독립선언서의 기초위원이자 버지니아 대학교의 설립자인 동시에 미국 3대 대통령이다. 한 시대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국가의 시작점에서 자유를 주창했던 그가 지금의 미국과 세상을 본다면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시간이 조금 흘렀을 뿐인데 벌써 사람들이 꽤나 많아지기 시작했다.
내셔널 몰은 이틀에 걸쳐 봐야 했을 정도로 정말 큰 공간이었다. 활동 중인 정치 기관을 비롯해 여러 박물관과 기념관을 둘러보며 조금 더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배우고 이해할 수 있었다. 신 대신 신념을 숭배하던 신전들이 가득한 워싱턴 D.C.는 체제의 신화로 채워진 일종의 성지였다. 덕분에 민주주의와 자유란 단어를 조금 더 생각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 여정을 마칠 즈음, 날은 흐렸지만 다행히 비가 그쳤다. 정말 그 누구보다 알차게 탄 것 같은 워싱턴 D.C. 따릉이 고마워...*
숙소로 돌아가 씻고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했다. 고작 하루 머물렀을 뿐인데 참 알차게 지냈다. 뉴욕에 가기 위해 버스로 워싱턴 D.C.의 고속 터미널(?) 유니언 스테이션(Union Station)에 갔다.
점심으로 미국 교환학생 다녀온 친구들에게 찬양을 듣던 치폴레(Chipotle)에 가서 부리토 보울을 시켜 먹었다. 나는 음식을 가리지 않고 멕시코 요리를 좋아함에도 그저 그랬다.
둘러보다 무려 7달러에 기념품 자석 하나 사고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 사며 시간을 보내다 12시 30분 마침내 뉴욕행 메가버스에 탑승했다!
일부러 2층 맨 앞자리로 예약했다. 내내 비가 왔지만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등 익숙한 이름의 도시들을 창가로나마 스쳐보았다.
피곤하기도 했지만 나름의 로드 무비라 생각하고 즐겼다. 덕분에 신기한 스쿨버스와 옵티머스 프라임도 만날 수 있었다...*
출발한 지 5시간이 다 되어서야 저 멀리 뉴욕이 보인다.
왠지 너무도 익숙한 트래픽 잼을 겪으며 메가버스 투어(?)의 끝에 다다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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