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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만 여행_5일차(2)_예스폭지_지룽·루이팡역·스펀역·스펀 폭포(feat.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기행/해외(아시아) 2021. 6. 4. 22:26
40분 정도 걸려 지룽에서 하차했다. 어느새 10시 45분이다. 단수이에 쌓인 토사로 타이베이 외항의 역할을 이어받은 곳이라고 한다.
이 도시도 분명 나름의 볼거리가 많을 것 같았지만 궂은 날씨와 짧은 일정으로 5분 만에 다른 버스로 환승했다.
루이팡역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30분. 스펀행 기차는 12시에 출발한대서 뭐라도 먹을까 하다 시간이 애매해 바로 기차에 탔다.
아침부터 비를 쫄딱 맞으며 걷고 뛰다 탄 열차는 너무도 아늑했다. 졸다 깨다 스펀역에 12시 30분 즈음 도착했다.
역에 내리자마자 있는 닭 날개 볶음밥 노점에서 안 매운맛으로 하나 먹었다. 밥이 좀 질고 자극적인 간이었지만 나름 맛있었다.
스펀은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두 주인공, 커징터과 션자이가 함께 철로를 걷고 천등을 날렸던 곳이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영화라 괜히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꽃보다 할배에서도 이곳에 와 천등을 날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비가 이렇게 오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한글로 소원을 적고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었다.
있을 리 없는 션자이와 커징텅을 걷다 보면 어디선가 마주칠 것 같다.
스펀 폭포까지 걸어갔다. 생각보다 걸어가는 사람이 적었다. 사실 거의 유일했다.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혼자 흥얼거리며 빗속을 뚫고 가는 발걸음이 생각보다 가벼웠다. 때로 기분에 기인한 물리학은 참 신기하다.
도보로 30분 정도 걸려 폭포 초입에 도착했다.
비가 많이 와 지류에서부터 엄청난 수량을 보여준다.
폭포에 이르기까지는 평온한 것이 그야말로 폭풍 전야였다.
폭포에 이르면 내재된 물의 위력이 드러난다. 사진에서 봤던 폭포는 이렇게 화가 많지 않았는데...* 폭우로 힘든 점도 많았지만 덕분에 이런 장관을 본다. 진짜 볼만했다.
무언가 폭포를 보고만 있어도 가슴 한편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다. 호쾌하다. 물보라가 미스트처럼 얼굴을 적시는 게 폭우와는 또 다른 느낌의 촉촉함이다. 폭포에 홀린 듯 여기저기서 한참 동안 구경했다.
계획보다 길게 20분이나 이곳에서 머물렀다. 1시 15분쯤 다시 역으로 돌아갔다. 배차가 1시간이라 기차는 1시 40분 출발 예정이다. 뒤늦게 맘이 급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길 위에서 마주하는 이들의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은 마음에 소소한 위로가 된다. 일상에 돌아가서도 한동안 삶을 북돋아 주곤 한다.
다시 역 근처로 돌아오니 아까와 같은 한적함은 온데간데없다. 개인적으로 다행스럽다.
이 궂은 날씨에 기어이 천등을 띄우는 사람들의 의지와 바람이 대단하면서도 환경에 대한 걱정도 든다.
걸음을 재촉한 덕에 오는 길에 사진을 찍고 한 번 더 스펀을 구경할 수 있었다. 닭 날개 볶음밥을 매운맛으로 먹어보려다 결국 못 사는 정도의 여유를 누렸다.
귀엽게 생긴 핑시선 열차가 못지않게 귀여운 역으로 들어왔다. 잠시 비도 막아주고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다주는 열차가 진심으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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