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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만 여행_1일차(2)_타이베이_국군역사문물관·중화민국 총통부·국가도서관기행/해외(아시아) 2021. 5. 26. 01:28
걷다가 PTSD... 아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4.2인치 박격포처럼 생긴 대포가 있어 보니 국군역사문물관(Armed Forces Museum)이었다. 휴관일인지 닫혀 있다.
중화민국 총통부 보러 가는 길에 군악을 울리며 행진하는 군인들을 만났다. 뭔가 하고 찾아보니 쌍십절울 앞두고 퍼레이드 연습을 하는 것 같았다. 쌍십절은 이름 그대로 10월 10일을 지칭하는데 대만의 건국 기념일이다.
군대 외에도 지자체, 기업 등 다양한 주체의 행진이 이어져 꽤나 볼거리가 풍성했다.
어느덧 중화민국 총통부에 도착했다. 해당 건물은 대만 정치의 최고 지도자인 총통의 관저이다. 1919년에 타이완 총독부로 쓰기 위해 일본이 지었던 건물이 원형이라고 한다. 자연스레 폭파된 조선총독부 건물이 떠오른다.
리허설임에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행진을 지켜보며 즐기고 있었다. 긴 행렬과 구경꾼들이 어우러져 흐린 하늘 아래 묘하게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조금씩 사람이 늘더니 나중에는 더 복작복작했다. 과장을 보태 이미 축제의 도가니였다.
도가니에 뻐근함을 느낄 때까지 그 분위기를 함께 즐겼다.
다시 길을 걷다 보니 길 한가운데 떠있는 섬 같은 건축물이 눈에 띈다. 숭례문을 떠오르게 하는 타이베이 부성 동문은 경복문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고 한다. 초면인데 구면인 느낌이다.
여전한 책에 대한 사랑에 의해, 사랑을 위해 국가도서관에 들렀다. 원래 1933년 당시 국민정부에 의해 난징에 설치되었던 국립중앙도서관의 장서를 국공 내전 이후 타이완으로 옮긴 뒤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외관은 참 깔끔해 보인다.
실내에 들어오니 괜히 기분이 좋다. 책을 보기 편하도록 잘 짜인 조명과 빽빽하게 꽂혀 있는 책들이 안정감을 준다.
범람하는 한자 속에 낯익은 이름이 반갑다.
무언가에 열중하는 사람들의 열정 돋는 모습이 흐뭇하다.
특이하게 가운데 공간이 뻥 뚫려있어 서로 다른 층을 볼 수 있었다. 한 층씩 올라가며 달라지는 풍경을 보는 재미가 있다.
새삼 깨달은 사실 하나. 한국어로 된 책의 독음이 한문이었다...* 한문신서를 모아놓은 곳이 있어 반가웠다.
한 바퀴 쭉 돌아보며 활자로 연대하는 공동체에 소속감을 느끼며 충만해지는 시간을 보냈다. 개인적으로 한국-일본관이 제일 인상적이었다. 4:1 비율로 일본책이 많았던 것 같지만 내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른 나라에서 이만큼 살아 숨 쉰다는 게 신기했다.
신기하게 임시 출입증이 아니라 도서관 회원카드를 만들어줬던 도서관. 언제 올지 기약이 없는 처지라 송구스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예쁜 디자인의 카드를 기념품으로 삼아 이곳에서의 시간을 잘 간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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