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티월드X부기빌리지 유기견 봉사

티비티월드와 부기빌리지가 함께하는 유기견 봉사에 다녀왔다. 부기빌리지는 가치소비가 일상이 되는 세상을 꿈꾸며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캠페인을 기획하는 단체다. 나는 월급의 천 원 단위 금액을 두 달 동안 기부한 뒤 봉사활동까지 함께하는 '부기마블 랜드마크 건설: 댕댕이편'이란 캠페인에 참여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 인천에 위치한 티비티월드에 갔다. 방진복을 입고 간단한 OT 후 봉사가 시작됐다.

봉사자들은 대형견 봉사와 소형견 봉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는데 사람들이 대형견 쪽에 더 몰려 소형견 봉사로 자원했다. 먼저 견사 청소 및 아이들 돌봄 봉사를 했다. 소형견 견사에는 개 600여 마리가 구조된 부산 불법 번식장에서 온 지 1주일 정도 됐다는 친구들이 네 마리 있었는데 대부분 경계를 많이 해 안타까웠다. 그중 사랑이 형과 별이를 떠올리게 하는 갈색 푸들은 유독 사람을 피했고, 또 흰 말티즈는 반대로 사람을 엄청 찾았다. 둘 다 그 나름의 이유로 사람이어서 미안했다. 흰 말티즈 견사에 들어가 청소할 땐 유독 안겨 포옥 안았는데 너무 가벼워 마음이 더 무겁고 아팠다.

그러다 대형견 봉사에 차출되어 한 마리씩, 총 두 마리의 산책 봉사를 했다. 둘 다 힘이 너무 좋아 땀샘이 금방 열렸다. 덕분에 버겁게 행복했다.

12시쯤 봉사가 마무리됐다. 부기빌리지에서 귀여운 멜론빵 키링을 선물로 주셨다.

나오기 전에 소형견들이 눈에 밟혀 괜히 한 번 더 보러 갔는데 이미 다른 봉사자들에게 정신이 팔려 있더라. 비겁하지만 그래서 다행이었다. 짧은 순간이지만 정이 든 대형견들과도 혼자나마 석별하며 인사를 나눴다. 덕분에 애틋한 하루를 보냈다. 가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