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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야홈리스센터X코리안레거시커미티 영등포 쪽방촌 도시락 도보 배달 봉사
    봉사 이야기/국내봉사 2025. 1. 2. 20:52

    쪽방촌 도시락 도보 배달 봉사를 위해 오랜만에 영등포를 찾았다. 앱으로 무료 주차가 가능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주차하고 광야홈리스복지센터에 갔다.

    건물엔 잘 갔는데 건물 안에서 코리안레거시커미티 봉사자들이 모이는 장소를 몰라 혼자 좀 헤맸다. 다행히 늦지 않게 찾아 11시 45분 조금 지나 도시락 배달 봉사가 시작됐다.

    영등포 쪽방촌은 영등포역 인근에 조성된 쪽방 밀집 지역을 말한다. 쪽방은 보통 한두 사람이 들어갈 크기로 만든 작은 방을 칭한다. 1960년대 형성된 집창촌이 1970년대 정부의 단속으로 축소되다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 지금과 같은 쪽방촌으로 변모했다고 한다. 정성껏 준비해 준 도시락을 여기저기 나눠 드렸다.

    노쇼 봉사자가 두 분 계셨지만 베테랑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 주셔 생각보다 금방 끝났다. 1시간도 안 걸렸던 것 같다. 어렴풋한 기억으로 확실하진 않지만 십 대 때 친구와 친구 어머니를 따라 이 동네에 봉사왔던 기억이 문득 떠오르기도 했다. 괜스레 묘한 기시감이 들더라. 영등포는 내가 아주 어릴 때 자란 구이기도 해서 괜히 더 묘한 마음이 들었다. 

    봉사를 마치고 근처에서 후배를 만나기로 해 기다리며 산책을 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큰외삼촌의 삶이 머물렀던 거리가 가까워 괜히 거기까지 걸어 보았다. 마음속으로 집안의 큰 어른을 추모했다. 학생 때 양귀자 작가의 한계령이란 소설을 배우며 큰외삼촌의 고단함을 조금이나마 이해했었다. 비록 잘 알진 못하지만 감히 참 멋지고 고마운 가장이었다는 확신이 있다.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미아리호떡이라는 곳에 웨이팅이 있기에 호떡을 사 먹었다. 친절하게 설탕이 넘칠 수도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순간 방심하니 설탕이 용암처럼 범람했다. 달콤한 즐거움이 뜨거운 고통으로 바뀌는 건 한 순간이었다.

    조금 더 기다리다 후배와 만나 에베레스트 레스토랑 영등포점에 갔다. 네팔, 인도, 티베트 전통식을 표방하는 곳이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 본 해외 국가가 인도였는데 세월이 참 빠르다...* 심지어 이 식당도 대학생 때 와 봤던 것 같긴 한데 가물가물하다. 껄껄

    메뉴가 정말 다양하다. 개인적으로 인도 음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커리가 아닌 짜이다. 특유의 화한 맛이 참 매력적이었는데 여러모로 힘들었던 첫 해외 봉사에서 달콤한 위로가 되어주곤 했었다. 그때의 추억을 기리며 라씨를 마셨다. ^^

    난은 그냥 난부터 버터 난, 갈릭 난, 허니 난, 치즈 난 등 다양하게 있다. 첨가된 맛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 뭘 시켜도 큰 맥락에선 비슷한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화덕에서 구워 바삭한 식감과 구수한 향이 조화로웠다. 커리도 치킨, 양고기, 해산물, 야채 등 여러 재료로 다양하게 고를 수 있다. 커리 세계관이 참 넓긴 하지만 내가 인도 북부에서 먹었던 커리의 특징 중 하나가 생각보다 크리미하단 거였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뭔가 그때 먹었던 맛이랑 비슷하게 느껴졌다.

    식사 후 입가심도 네팔, 인도식으로 할 수 있다.

    문래로 이동해 각자 가져 온 자전거를 바꿔 타고 서울 사람처럼 놀다가 카페에서 근황과 응원을 나누고 귀가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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