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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상을 위한 생태학적 경제 제안 - 폴 호켄『비즈니스 생태학』, 2004문화생활/책 2022. 8. 28. 13:18
최근 읽은 책 중 손에 꼽히게 깊은 통찰력을 느끼게 한 책이다. 아쉬운 점은 절판이라 나도 중고로 구했다. CSR, CV, ESG 등 기업과 사회적 가치에 대한 다양한 개념들이 뜨고 졌다. 내 지금의 직업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그에 대한 논의와 실천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궁극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비즈니스 생태학'에는 명치가 저릴 정도로 뜨끔한 문장과 함께 세상을 냉정하게 진단하는 따뜻한 시선이 함께 담겨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론이 현실에서 그대로 작동하긴 어려울지 모르나 2004년 번역된 책에 담긴 세상은 지금과 너무 똑닮아 안타깝다.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경제와 사회에 대한 생태학적 접근을 통해 조금 더 거시적인 생각을 할 수 있던 것만으로도 너무 소중한 책이었다.
비즈니스는 경제적·생태적·인간적인 시스템을 통합해 지속 가능한 방식을 만들어내야 한다. 개개의 기업 차원에서 지속 가능성을 위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한다 해도 시스템이 바뀌기 전에는 제대로 된 성공을 거둘 수 없다. (p.9)
'비즈니스가 세상을 파괴하고 있다'는 말을 달리 고상하게 표현할 방법이 없다. (p.21)
고전 경제학의 언어와 계산법에서, '자원'이란 뚫고 짜고 퍼 올리고 자를 때에만 기술적으로 존재하는 단어다. 물론 생태학적 계산법에서는 그와 반대다. 비즈니스는 모든 상호작용을 '비용'과 '교환 가치'라는 말로 환원시킨다. 이러한 비즈니스 언어의 의미론적 궁핍 때문에 성장과 보존 간의 타협, 고용과 생태학 간의 타협, 사회와 생물 다양성 간의 타협, 미국적 경쟁력과 자원 가격 산정 간의 타협이 생겨나는 것이다. 비즈니스 언어가 구체적인 것 같아도 사실 구체적이지 않다. (p.31)
회복의 경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모든 경제적 단계가 자연의 시스템과 유사하게 지능적으로 짜여져서, 기업과, 고객과 생태계 간에 공생 관계를 이루며 번창하는 경제.' 결국 이 책에서 말하려는 것은 우리 인간이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경제 시스템을 새로 바꾸자는 것이다. (p.38)
시장은 생산이 소비를 낳는 장소다. 그 생산이 파괴와 쓰레기도 낳는다는 사실이 지금의 시장에서는 반영되지 않는다. (p.128)
'전진한다'는 말이 숲과 목초지, 도시와 시골을 불문하고 우리가 소모한 것을 '복구하고' 잃은 것을 '회복하는' 일을 의미할 때가 올 것이다. (p.323)728x90반응형'문화생활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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