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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쓸모_쓸모 있는 기록의 여정문화생활/책 2021. 1. 15. 09:31
기록은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글을 적는 행위 혹은 그 글 자체'를 지칭한다. 요즈음에는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사람마다 삶의 기록하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나는 매일 일기를 쓰고, 때때로 SNS를 통해 삶의 파편을 아카이빙 한다. 플랫폼의 축복과 저주를 동시에 받는 세대인 덕에 기록에 관한 사적인 여러 매체를 지닌 셈이다. 그중 남에게 보이기 것과 혼자만 보기 위한 것은 막연하게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승희 님이 여러 번 말한 것처럼 '진정한 기록의 쓸모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나의 쓸모를 찾기 위한 과정에 있다'면 거시적으로는 같다는 걸 깨달았다.
요즘 하는 고민 중 하나가 SNS의 부정적인 영향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편집된 삶의 일면을 보고 내 일상과 비교하거나 나의 비일상적인 시간을 경쟁적으로 올리고 싶은 마음이 들곤 했다. 그런 에너지가 틀리거나 나쁜 건 아닐지언정 행복을 방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와중에 넷플릭스에서 '소셜 딜레마'라는 다큐를 보고 결심이 굳어 인스타그램 어플을 지웠다. 하지만 저자의 다른 책인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에서도 느꼈지만 '기록의 쓸모'를 읽으며 SNS로 저런 것도 가능하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기록의 능동성과 더불어 선의에 기반한 활용이 가능하다면 분명 삶에 행복을 더하는 도구로 쓸 수 있겠구나 케이스스터디가 되었다.
얼마 전에 다른 책을 읽다 세상에는 책을 읽는 사람들의 비공식적인 커뮤니티가 있다는 구절을 봤다. 이 책에서는 그저 살기만 할 수가 없어서 터져 나오는 합창처럼 글을 쓴다는 패티 스미스의 문장이 나온다. 나는 처음이라 서툴고 막막한 삶을 책에서 얻은 온기로 버텨내고, 3년 전 다녀온 여행기를 만 2년 6개월 만에 마치고 너무 행복해하는 사람이다. 내 기록과 삶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쓸모가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기대와 틀림없는 희망으로 책장을 덮어본다.
- 기록의 쓸모
- 국내도서
- 저자 : 이승희
- 출판 : 도서출판북스톤 20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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