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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조 - 형 (兄)문화생활/음악 2023. 6. 18. 17:15
세 살 터울의 동생이 얼마 전 가정을 이뤘다. 나보다 힘이 세진 건 한참 전이지만 새삼 같이 놀겠다고 따라다니던 꼬마가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 그 동네 길목 어디에 여전히 메인 못난 형과 다르게 먼저 가정을 이룬 아우가 참 멋지고 대견하다. 어린 나이에 운동을 시작해 십 대부터 십 년 넘게 집 밖에서 자라고, 성인이 돼서도 다사다난했던 그의 청춘을 보며 주제넘게 안쓰럽거나 속상할 때가 많았다. 아주 가끔은 잠시나마 원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순간조차 내가 나의 형제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 우애를 깨닫는 계기일 뿐이었다. 때로 형이 있었으면 싶을 때도 있었지만 나 같은 형과 동생 같은 아우 중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언제나 동생이 있는 삶을 선택할 거다. 사실 동생은 슬프거나 외로울 때도 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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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스포츠클럽 주관_2023 안양시 공공스포츠클럽 유소년 축구대회관심사/축구 2023. 6. 18. 17:02
영스포츠클럽에서 주관한 2023 안양시 공공스포츠클럽 유소년 축구대회에 다녀왔다. 사실상 2022년에 이어 2023년에 열리는 사커 페스티벌이었다. 아침부터 비가 와 걱정했는데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의 열기를 식혀줘 어떤 면에선 오히려 더 좋은 날씨였다. 많은 학부모와 많은 안양 지역 유소년 축구 선수들이 뿜어내는 열정으로 그날 석수체육공원 축구장은 챔피언스리그 부럽지 않았다. 자신이 속한 스포츠클럽에 대한 자부심을 나누는 요즘 아이들이 조금은 부럽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규모가 훨씬 큰 대회였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었던 소중한 하루였다. 해맑은 웃음소리와 승부에 대한 진지한 노력 같은 것들이 알게 모르게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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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6(데이식스) - 마치 흘러가는 바람처럼문화생활/음악 2023. 6. 18. 13:07
오늘 한정 나는 대한민국에서 생일이 가장 먼 사람이다. 시절에 따라 의미는 자연스레 달라지겠지만 요즈음 생일에 그렇게 크게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고마운 이들이 하루를 특별하게 채워줘 행복을 빚진다. 그렇게 6월 17일은 특별한 날이 된다. 이번에도 과분한 마음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올해도 생일 축하 혹은 선물 품앗이를 이어오던 이들 중 많은 이가 조용히 사라졌다. 그게 당연한 일인 줄 알기에 흐르는 세월에 풍화되지 않는 축하가 점점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큰 고민은 없는 시기지만 요즈음 두 가지 고민이 가슴을 좀먹었다. 먼저 일터에서 주어진 것과 바라는 것의 역할 갈등이 지속됐다. 능숙한 방어기제와 새로운 시도를 통해 타개해 보려 했지만 상황 자체가 변하지 않으니 드문드문 고심이 범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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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 (Jung Seung Hwan) - 에필로그 (Epilogue)문화생활/음악 2023. 6. 14. 23:50
시렸던 2022년을 포근하게 감쌌던 발라드 왕세손이 신보를 냈다. 무려 입대 전 마지막 싱글이고 타이틀곡 '에필로그'의 주제는 여름날 풋풋한 첫사랑의 추억을 담았다고...* 그러고 보니 어느덧 또 다시 여름이 왔고, 또 한 번의 생일을 앞두고 있다. 세월은 점점 더 빨리 가는데 나는 여전히 나이에 걸맞지 않게 어리숙하다. 못난 가슴은 한결같은데 다들 좇기 어려울 정도로 어디론가 바삐 간다. 남겨진 나 또한 어딘가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봤지만 결국 나름의 노력 혹은 일종의 답보에 그치고 만다. 특히 사랑은 찾아야 하는 게 아니라 어쩌면 찾아오는 게 아닐까 고심하며, 막상 다가오는 은인들을 밀어낸 횟수만 늘어간다. 그래도 스스로 자책하거나 채근하기보단 그냥 지금에 성실하며 나의 시기를 기다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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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목포·해남·무안 출장_광명역·목포역·코롬방제과점·해남해장국·신안군 박지도 퍼플섬 라벤더 축제·호텔현대 바이 라한 목포·씨엘비베이커리기행/국내 2023. 6. 14. 23:01
출장으로 전국 곳곳은 물론 동남아, 아프리카까지 정신없이 먼 곳에 떠나고 돌아오던 때가 있었다. 어떨 땐 수명을 당겨쓴다고 느낄 정도로 힘들었지만 역마살이 있는지 꽤나 적성에 맞는 시절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출장은커녕 외근도 드문 일을 하고 있다. 다 나름의 장점이 있어도 가끔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는데, 운 좋게 1박 2일로 전라남도 출장이 잡혔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도에서 자랐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는 전라남도 사람이다. 그래서 전라남도의 손자를 자칭할 정도로 애정이 있는 고장이라 더 반가웠다. 마음과 다르게 거리는 꽤 멀기에 일정상 이른 아침에 나와 광명역에 와야 했다. 그렇게 오랜만에 온 것도 아닌데 목적과 장소가 특정한 지점에서 부합하니 새삼스럽게 반갑다. KTX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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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롯데월드 어드벤처일상/일상 2023. 6. 13. 22:51
평생 친할 것 같던 이들과 소원해지는 경우는 어떻게든 지속된다. 삼십 대가 된 뒤 회자정리가 자연스럽다는 걸 깨닫고 나니 이제는 결혼이 그나마 남은 이들을 각자 다른 시절로 분리하는 느낌이다. 나는 고독이 편한 사람인데도 가끔은 홀로 남겨진 것 같은 기분에 조금 씁쓸하기도 하다. 하지만 거자필반이란 말을 실감하며 믿음과 인연에 대한 여유도 늘어간다.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마음의 결핍을 채워주곤 한다. 원래도 친했지만 요즘 부쩍 더 가깝게 지내는 귀한 대학 후배들 덕분에 롯데월드 어드벤처에 다녀왔다. 내가 기억하기로 2016년에 첫 직장 동기들과 창사 기념일에 맞춰 온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경기도인으로서 너무 일찍 도착해 혼자 산책하며 잠실 일대를 구경했다. 기다리니 일행들도 연달아 와서 같이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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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어버이날_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플레이버즈일상/일상 2023. 6. 12. 22:27
엄청난 효자는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어버이날만큼은 부모님을 위해 조금은 특별하게 보내고 싶다. 몇 년 전부턴 부모님이 호텔 뷔페를 하나씩 탐방하고 있다. 이번엔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플레이버즈에 갔다. 한 달 전쯤부터 계속 보다가 네이버예약에 오픈되자마자 예약했는데 금방 차더라. 동방예의지국...* 그렇게 찾아온 어버이날 당일, 주차장에서 좀 헤맸지만 입장시간인 10시 30분에 딱 맞춰 도착했다. 플레이버스가 이거였구나. 왜인지 나는 'Play buzz'일 거라고 혼자 생각했다. 살짝 몸살 기운이 있었지만 랍스터, 양갈비, 해산물 등 다양한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개인적으로 랍스터는 라세느에서 더 맛있게 먹었다. 제일 좋았던 건 차, 커피 등을 주문하면 자리로 가져다 주신다. 몰랐는데 테이크아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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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일본 도쿄 여행_4일차_아사쿠사·나리타_혼조아즈마바시역·나리타 국제공항·게이세이 나리타 스카이 액세스·긴다코·아키하바라·인천국제공항 장기주차장기행/해외(아시아) 2023. 6. 11. 23:44
7시 30분쯤 일어났다. 더 일찍 일어나 이른 아침 센소지에 다녀오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푹 잤다. 어제 산 커피우유와 편의점 방으로 요기하고 채비한 뒤 체크아웃했다. 숙소 가성비는 참 좋았는데 비염이 돋게 해 힘들었다. 그래도 고마웠습니다! 혼조아즈마바시역에 도착해 한 20분 기다려 게이세이 나리타 스카이 액세스를 탔다. 일종의 급행열차라 올 때의 게이세이 완행 전철보단 빨랐다. 1시간 10분 정도 걸려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짐 부치고 구경하다 긴다코에서 타코야키를 사 먹었다. 작년에 나고야 갔을 때도 먹었던 프랜차이즌데 참 맛있다. 탑승동에 들어가니 내가 가 본 그 어느 곳보다 기념품 가게가 잘 되어 있었다. 아키하바라라는 곳에서 도쿄 바나나, 메이지 초코 감자칩 등 선물할 기념품을 사고 마그넷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