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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트북 (The notebook) , 2004
    문화생활/영화 2016. 11. 20. 19:58

    나는 삶에 오랫도록 여운을 남기는 영화들이 좋다.
    그런 '인생영화' 중 하나인 노트북.
    2004년 개봉했던 영화. 내가 봤던 건 그보다 몇 년 뒤였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땐, 노아가 앨리를 처음 만났을 때와 나이가 비슷했는데,
    어느덧 노아가 앨리와 다시 만난 나이를 조금 지나있더라.

    영화를 다시 보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이 영화만큼은 예외였다.
    재개봉 덕에 운 좋게 영화관에서 볼 수 있었다. 

    근 10년 만에 다시 만난 영화.
    영화 도입부터 감동적인 명대사가 나온다. 

    I am no one special,
    Just a common man with common thoughts.
    I've let a common life.
    There are no monuments dedicated to me and my name will soon be forgotten.

    But in one respect, I've succeeded as gloriously as anyone who ever lived.
    I've loved another with all my heart and soul.
    And for me, that has always been enough.

    "난 비록 죽으면 쉽게 잊힐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영혼을 바쳐 평생 한 여자를 사랑했으니 내 인생은 성공한 인생입니다."


    처음 봤을 때, 한창 풋사랑 진행 중이던 나는 막연하나마 저런 삶을 꿈꿨다.
    그래서 저 대사는 하나의 지표였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하나의 꿈이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아직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이제껏 살아왔지만 이 영화를 보니 그때 그 감동이 다시 느껴졌다. 

    영화를 보는 내내 한때의 내가 많이 되뇌던 명대사들이 쏟아졌다.

    내 사랑 앨리에게.


    우리 사이가 끝났다고 생각하니 잠이 안 왔어.

    진실한 사랑을 했으니 씁쓸한 건 없어

    미래에 먼발치에서 서로의 새 인생을 보면 기쁨으로 미소 짓겠지

    그 여름 나무 아래서 같이 보냈던 시간과 사랑하며 성숙했던 시간을 추억하면서...

    최고의 사랑은 영혼을 일깨우고 더 많이 소망하게 하고 가슴엔 열정을 마음엔 평화를 주지

    난 네게서 그걸 얻었고... 네에게 영원히 주고 싶었어

    사랑해, 언젠가 다시 만나.

    "The best love is the kind that awakens the soul and makes us reach for more, that plants a fire in our hearts and brings peace to our minds."


    영화를 보며 예전의 감동이 이토록 생생히 되살아나는 게 신기했다. 여전히 마음 한편에 그때의 순수함이 조금이나마 남아있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되었다. 그때 못지않게 여전히 서툴고 부족한 내 모습에 답답할 때도 있었는데, 영화를 볼 때만큼은 도리어 감사했다. 

    어떤 면에선 영화가 담은 이야기가 이전보다 더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순간순간, 남녀 간에 사랑을 넘어 '사랑의 원형'을 엿보는 듯했다. 덕분에 자꾸 울컥했다. 

    이전에 영화의 '조연'으로 지나가던 이들은 각자의 삶 속에 '주연'으로 다가왔다. 아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선뜻 일생이 담긴 집을 내어준 노아의 아버지, 사랑의 또 다른 면을 보여 준 마사 쇼, 너무도 불쌍하고 멋있던 약혼자 론 등등... 

    약 10년 전 내가 꿈꾸던 그 훗날 중 어딘가를 지나고 있는 요즈음, 이 영화를 다시 만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영화가 어딘지 모를 내 마음 한 부분을 따뜻히 보듬어 줬던 것 같다. 어릴 적 상상과는 다를지언정, 지금까지의 삶이 새삼 소중히 느껴진다. 이런저런 일로 '불안'이 커졌던 요즈음이라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무튼 여전히 앞으로의 삶이 어떨지 전혀 감이 안오고 궁금해서 다행이다. 언젠가 노아와 앨리처럼 삶의 끝자락에 다다렀을 때, 그 누군가와 함께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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