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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에서 만난 참 리더, 렌고쿠 쿄쥬로
    문화생활/영화 2021. 3. 1. 02:02

    넷플릭스 Top 10에서 우연히 '귀멸의 칼날'이란 애니메이션을 알게 되었다. 호기심에 보았다가 며칠에 걸쳐 홀린 듯 시즌 1을 다 봤다. 대부분의 소년만화가 그렇듯 주인공 탄지로가 어떤 계기로 특별한 목적을 설정하고, 우연히 만난 동료들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이야기였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 미친 작화로 재밌게 봤다. 애니메이션 기준으로 시즌 1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마침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찾은 영화관에서 만난 건 한 소년의 성장뿐 아니라, 두고두고 되새기고 싶은 메시지였다.

    전체 시리즈의 주인공은 카마도 탄지로이지만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주인공은 참 리더, 렌고쿠 쿄주로(煉獄杏寿郎)라고 생각한다. 그가 좋은 리더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진지한 글이라기보다는 팬심에서 그를 더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끄적여본다.

    렌고쿠 사진을 올렸는데 빛밖에 보이지 않는다.

    (* 아래 내용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확립한 신념이 올곧고 가치관이 명확한 동시에 조직과 부합하다.

    - 약자를 구하는 것은 강자의 책무

    2. (아마도) 미각이 뛰어나다.

    - 맛있어!

    3. 모르는 것에 대해 모른다고 말하는 솔직함이 있다.

    - 히노카미 카구라...?

    4.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용기가 있다.

    - 졸았구먼... 쥐구멍에라도...

    5. 솔선해서 하급자보다 더 많은 일을 처리한다.

    - 내가 5칸을 맡을 테니 너희 둘은 3칸을...?!

    6.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한 뒤 구체적으로 옳은 지시를 한다.

    - 급소를 찾아라

    7. 자신이 한 일을 남이 한 일보다 앞세우지 않으며 하급자의 성과를 적절히 칭찬한다.

    - 힘든 일을 마치고 제일 먼저 한 일... 후배 공적 칭찬...

    8. 타인의 가치관을 존중할 줄 안다.

    - 너와 나는 가치 기준이 다르다! (틀리다고 말하지 않는다)

    9. 본인이 노력해 체득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눈다.

    - How to 호흡으로 지혈하기

    10. 부하 직원이 위기에 빠졌을 때 지켜준다.

    - 야 인마 왜 다친 사람부터...?

    11. 부하 직원의 잠재성을 알아보고 키워주고자 노력한다.

    - 이 소년은 약하지 않아... / 모두 나의 후계자가 되어라

    12. 따뜻한 마음을 지닌 휴머니스트이다.

    - 덧없는 인간이기에 아름답다.

    13. 상황이 어려워도 탓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 연옥...

    14. 후배들과 믿음을 주고받는 롤모델이 되어준다.

    - 성장해라. 믿는다.

    15. 지속적인 동기가 되는 적절한 조언을 해준다.

    - 가슴을 펴고 살아가라. 마음을 불태워라!

     

    +

    16. 가족 구성원의 고유성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긴다.

    - 아버지 건강 챙기세요 / 어머니 저 잘 해냈나요? / 동생아 믿고 있고 어떤 길이든 응원한다

     

    드문드문 생각날 것 같은 목소리 그리고 눈빛

    나만은 안 그럴 줄 알았던 것들은 대부분 나 또한 그렇게 된다.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을 것 같던 마음속 불씨가 식어가는 겨울이었다. 꼭 뜨겁게 살지 않아도 충분히 훌륭할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관계든 일이든 가능하면 무던하게 대하게 됐다. 때로 거울 속 내 미적지근한 눈빛이 오래전 사진보다 더 낯설다. 하지만 세월 앞에 풍화되기에는 아직 젊다. 어린 시절 되고 싶었던 어떤 어른이 있었고 어른이 되고서도 간직한 어린 마음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식어가던 청춘에 정열을 전해준 캐릭터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덕분에 붉어진 눈시울과 끝내 삼키지 못하고 목에 걸리던 뜨거움을 이 글에 담아본다. 마음을 불태우며 살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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