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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일본 오키나와 여행_3일 차(1)_나고_21세기의 숲 비치·하이츄하우스기행/해외(아시아) 2024. 11. 2. 23:43
방이 좀 추워 자다 깨다 잠결에 웬 아저씨가 방에 서 있는 듯한 형상을 보다가 결국 6시에 깼다. 살짝 소름 끼치는 경험이었다. 엄니도 일찍 깨셔 계획보다 이르게 바로 21세기의 숲 비치 가니 6시 30분쯤 밖에 안 됐다.
이른 시간이라 해변은 한적했다. 드물게 마주하는 사람과 길 위에서 천천히 거니는 고양이 외에 움직이는 것이 드물어 시간마저 느리게 흐르는 것 같았다. 느긋하게 평화로운 산책을 즐겼다.
21세기의 숲엔 해변 공원 외에도 럭비, 테니스 등 여러 체육 시설이 있다. 해수욕장도 조성되어 있는데, 수영 구역에 안전망이 있어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우리를 제외하고 사람이 없는 해수욕장은 마치 프라이빗 비치 같았다. 21세기의 숲 비치에서 어머니와 함께 즐긴 해수욕은 페퍼톤스의 '21세기의 어떤 날'이란 노래를 떠올리게 했다. 짧은 시간 새겨진 추억이 두고두고 길게 나의 삶을 지탱하겠지.
숙소로 돌아와 씻고 미리 말씀드렸던 8시에 아침을 먹었다. 마침내 마주한 하이츄하우스 조식은 소문대로 정갈하고 맛있었다. 돼지불고기, 김치전 등 한식이 그새 반가웠다.
한국의 여러 아름다움을 담은 엽서도 판매하고 계셨다. 이곳이야말로 오키나와 속 작은 한국이 아닌가 생각했다. 티타임을 가질 때 운 좋게 사장님, 어머니와 함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때 숙소 이름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걸 알게 됐다. 같은 다리를 건넌 나의 가족들의 이름을 나누며 짙은 그리움과 묘한 포근함을 느꼈다.
한껏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10시쯤 체크아웃했다. 하이츄하우스는 나고시를 비롯해 오키나와 북부 관광을 즐기기에 좋은 위치여서 교통도 편리했다. 정말 푹 쉬고, 잘 먹고 여러모로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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