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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일본 오키나와 여행_2일 차(2)_모토부_타카야마 식당·추라우미(츄라우미) 수족관기행/해외(아시아) 2024. 10. 30. 23:26
북부로 향하다 처음으로 오키나와 고속도로를 타 봤다. 어머니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평소에는 하지 않는 마음 깊은 곳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오키나와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 중 하나는 일명 오키나와 소바이다. 보통 일본에서 소바라고 하면 메밀국수를 지칭하지만 오키나와 소바는 밀가루 면을 사용한다. 돼지고기 육수를 베이스로 돼지고기와 생강 절임이 고명으로 올라가는 게 특징이다. 오키나와 북부에 간 김에 소바 맛집으로 유명한 키시모토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웨이팅이 어마어마했다. 급하게 찾아 근처 타카야마 식당에 갔다. 개인적으로 기후현 여행을 갔을 때 다카야마시에서 정말 좋은 추억을 쌓았기에 이름부터 괜히 반가웠다.
나는 오키나와 소바(600엔)를, 어머니는 돈카츠 세트(800엔)을 시켜 나눠 먹었다. 실내는 왠지 일상을 주제로 한 일본 영화들을 떠올리게 했다. 손님들은 대부분 현지인들이었는데 온전히 알아듣지 못할 대화도, 조금 낡은 듯 정겨운 실내 풍경도 평화로웠다.
돼지고기, 어묵, 생강 절임이 올라간 전형적인 오키나와 소바가 나왔다. 식당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돼지 냄새가 나 호불호가 갈린다고 한다. 개인적으론 적당히 기름진 육수와 굵은 면이 맛있었다.
어머니가 시킨 돈카츠는 튀김옷도 적당했고 고기가 정말 촉촉해 놀랐다. 진짜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양도 넉넉한데 맛까지 있어 기분이 좋았다.
맛있게 먹고 있는데 서비스라며 수줍은 미소와 함께 주신 회 몇 점은 이 식사를 평생 특별히 기억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복숭아 맛이 나는 음료도 역시 서비스로 주셨다. 뜻밖에 포근한 시간을 보내고 나왔다.
추라우미 수족관 가니 1시 반쯤 됐다. 오키나와 북부에 위치한 추라우미 수족관은 '아름다운 바다'라는 뜻의 이름처럼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주차장부터 상당히 컸다.
수족관에서 고래상어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입구에서부터 고래상어 조형물이 반겨준다.
들어서면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형형색색 물살이들을 바라보는 아이들과 부모님의 뒷모습이 왠지 향수를 자극했다.
갑오징어 새끼가 이렇게 귀여운 줄 몰랐다.
해마는 신기했으나 마구간이 좁고 답답해 보였다.
전시관은 크게 세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지는데 그중 쿠로시오 여행에서 고래상어가 있는 대수족관을 볼 수 있다.
규모가 정말 압도적이었다. 우리 어머니는 같이 못 온 아쉬움을 담아 조카와 제수씨를 소환했다.
원래 고래상어가 2마리였으나 그중 1마리는 폐사했다고 한다. 가까이서 바라본 고래상어와 여러 물살이들의 모습이 경이로웠으나 정말 잔인한 공간이 아닌가 싶다. 비인간 인격체에 대한 부당한 대우는 결국 몰인간성을 비롯한 인류 스스로의 위기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하며 눈앞의 비현실적인 풍경에 감탄했다. 나부터 참 모순적이다.
심해 여행 테마관에서는 깊은 바다에서 생존하기 위해 적응한 다양한 생명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내 전시를 다 보고 야외로 나가는 길에 무료로 사진을 찍어줬다. 추가 비용을 내면 큰 사진을 받아볼 수 있다고 하더라. 굉장히 혜자 선생님스럽게 느껴지는 관광 서비스였다.
고래상어로 가득한 기념품 가게는 꽤나 컸다.
야외로 나가면 몇몇 전시와 돌고래 쇼를 볼 수 있다. 돌고래 쇼는 10:30, 11:30, 13:00, 15:00, 17:00에 진행됐다.
땡볕 아래 앉아 돌고래들의 묘기와 군무를 봤다. 가까이서 보는 돌고래들이 신기하긴 했지만 왜지 가슴이 답답해지는 풍경이었다. 이런 공간을 소비하지 않는 게 차라리 저 친구들을 돕는 것일까.
짧은 돌고래 쇼 관람 후 바다거북과 매너티도 봤다. 너른 바다를 코앞에 두고 옹기종기 살아가는 울타리가 보호망일지 감옥일지 모르겠다.
이런저런 고민과는 별개로 볼거리 자체는 명성만큼 확실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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