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일본 도쿄 여행_3일차(2)_오다이바·긴자·롯폰기·아사쿠사_다이버 시티 도쿄 유니콘 건담·레인보우 브릿지·자유의 여신상미도리스시 긴자점·돈키호테 롯본기점·스미다 공원기행/해외(아시아) 2023. 6. 11. 23:07
도쿄 근교 여행 대신 선택한 두 번째 목적지는 오다이바였다. 오다이바는 도쿄만에 있는 대규모 인공섬이다. 1800년대 방어 목적으로 만든 포대였으나 이후 조금씩 개발되어 지금 포대는 전부 매립되고 상업, 거주, 레저 등의 복합 지역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경전철 유리카모메선을 타고 갈 수 있는데, 운영 주체가 달라 도쿄 매트로 패스로는 탑승이 불가하다. 도요스역에서 330엔을 내고 편도 티켓을 구매했다.
철도 기관사 없이 무인으로 운행되기에 맨 앞 칸은 통창으로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스쳐가는 풍경을 구경하다 다이바역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 디지몬 시리즈에서 봤던 후지TV 본사가 보인다. 선택받은 아이들과 디지몬들을 이 거리 어디선가 마주할 것만 같다. 골든 위크라 그런지 큰 행사도 열리고 있었다.
쇼핑몰 다이버 시티 도쿄 플라자 앞에는 1:1 비율로 제작된 실물 크기 유니콘 건담이 있다. 건담을 보며 다시 한 번 콘텐츠에 대한 진심과 현실로 구현하는 열정 그리고 그를 받치는 시장의 규모를 느꼈다.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 같은 생동감이 묘하게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을 떠올리게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온천 테마파크 오에도온센모노가타리와 오다이바 대관람차 등 많은 명소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럼에도 도쿄만 북쪽과 오다이바를 연결하는 레인보우 브릿지와 오다이바 자유의 여신상 등 여전히 볼거리가 나름 많았다.
오다이바 해변공원을 조금 걷다가 비가 다시 내렸다. 아쿠아시티 오다이바 스타벅스에서 음료 한 잔 하고 가려고 했는데 줄이 어마어마했다. 쇼핑몰 내 토이저러스만 조금 구경하고 다시 이동했다.
유리카모메선을 타고 긴자로 이동한 뒤 걸어서 가성비, 가심비 모두 잡은 맛집으로 유명한 미도리스시 긴자점에 갔다. 4시 30분쯤 도착했는데 이미 대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예약 키오스크에 40분 정도 걸린다고 떠서 기다렸는데 이게 별도로 예약한 사람도 있다 보니 시간이 하염없이 늘더라. 결국 2시간 남짓 기다려 6시 20분에 입장했다. 어머니나 나나 그 정도로 웨이팅을 해서 뭘 먹는 스타일은 아니라 조금 지쳤지만 덕분에 이런저런 얘기를 여유롭게 나눌 수 있어 오히려 좋았다. 더불어 대기 번호를 일본어로 몇 번 부르고 바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어 우리 번호인 203을 일본어로 암기할 수 있었다. 기다렸던 '니하큐산'이 점원 입에서 나올 때의 감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애피타이저, 스시, 아이스크림으로 구성된 메뉴를 시켰는데 가격이 거의 3만 6천 원이라 저렴하진 않았지만 친절한 접객과 맛있고 다양한 스시가 가격을 합리적으로 느끼게 했다.
맛있게 먹고 롯폰기로 이동해 지역 랜드마크인 롯폰기 힐스를 스치듯 구경했다. 유럽 여행에 가서 성당, 광장 등 비슷한 목적의 공간을 반복해 보다 보면 처음에 비해 감흥이 떨어지는데 도쿄의 쇼핑, 문화 공간들도 그런 경향이 있었다. 고장의 매력보다는 내 체력에 기인한 현상일지 모르지만 그렇게 여행이 끝으로 향하고 있었다. 돈키호테 롯본기점에 가서 기념품과 음료수 등을 사고 나오니 거의 9시 30분이다. 기념품은 지인들 주거나 가족이 먹을 주전부리가 대부분이었는데 왠지 벌써부터 뿌듯하다.
숙소에 오니 10시가 넘었다. 어머니는 쉬시고 나는 미처 사지 못한 마그넷을 찾아보며 밤 산책을 즐길 요량으로 혼자 나왔다. 밤의 아사쿠사가 허락한 한적함을 즐겼다. 조명이 켜지고 사람이 적은 센소지는 새삼 '절'로서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시원한 강바람이 스치는 스미다 공원 곳곳엔 사랑의 밀어를 나누는 젊은 연인들이 숨어 있었다. 기념품 가게는 진작에 닫았는지 찾을 수 없었지만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쿨다운 같은 일정이었다.
숙소로 향하다 세븐일레븐에 들러 어머니가 지나치듯 드시고 싶다고 말씀하셨던 달걀 샌드위치와 주전부리 사 왔다. 스스로를 위해선 일종의 츄하이인 아사히 클리어쿨러에 간장 닭튀김 꼬치(?)를 곁들여 마지박 밤을 마무리했다. 역시나 치킨은 한국 치킨이 더 내 입맛에 맞는다. 어느덧 이번 여정의 마지막 밤이라 도쿄 여행이 얼마나 좋았는지 어무이와 얘기 나누다 잠들었다.
728x90반응형'기행 > 해외(아시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