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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일본 도쿄 여행_3일차(1)_이케부쿠로_타카세·선샤인 시티·포켓몬 센터 메가 도쿄·K-BOOKS·릿쿄대학 (feat. 윤동주 시인)기행/해외(아시아) 2023. 6. 10. 06:58
아침에 일어나 편의점 표 커피와 초코 모찌롤 남은 걸로 요기했다. 어렵게 얻은 헤어드라이어를 쓴 뒤 주일을 맞아 아침부터 교회 설교를 듣는 김 권사님 덕에 같이 듣고 9시 반쯤 여유롭게 나섰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 조그마한 우산 하나 들고 출발했다. 어젯밤 가마쿠라나 기츠조지 같은 도쿄 근교 여행을 갈까 고민하다 도쿄는 처음이니 좀 더 시내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전철 2번 갈아타고 이케부쿠로 역에 갔다. 도쿄 3대 부도심으로 꼽히는 이케부쿠로는 주요 관광지들보다는 조금 더 서쪽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멀다. 개인적으로 윤동주 시인이 잠시 다닌 릿쿄대학이 결심에 큰 역할을 했다.
이케부쿠로에 도착해 오래된 킷사텐 타카세에 갔다. 킷사텐은 커피, 홍차 등 음료와 함께 가벼운 식사를 판매하는 일본식 찻집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한국 경양식을 좋아하기도 하고 일본 드라마 하츠코이에서 주인공들이 나폴리탄 파스타를 먹는 모습을 보고 본토에서 먹어 보고 싶어 찾게 됐다. 10시 35분쯤 도착했는데 베이커리만 9시에 오픈이고 식당은 11시부터 오픈이었다. 10시 45분쯤 슬슬 올라갔는데 처음엔 어르신 몇 분을 비롯해 서너 팀만 있었는데 오픈 시간이 임박하니 갑자기 사람이 우르르 많아졌다. 엄마와 나는 오픈 때 바로 입장했는데 운 좋게 창가에 앉았다. 비 내리는 도시를 내려다보며 나폴리탄 파스타, 함박스테이크, 멜론 크림소다를 맛있게 먹었다. 어머니도 너무 행복해하셔 정말 뿌듯했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분위기, 맛 모두 만족스러웠다. 특히 궁금했던 나폴리탄 파스타는 뭔가 고급스러운 급식 파스타 같았는데 파마산 치즈 가루, 핫소스와 같이 먹으니 더 맛있었다.
잘 먹고 나와 이케부쿠로의 랜드마크인 선샤인 시티에 갔다. 이케부쿠로도 아키하바라처럼 오타쿠의 성지라는 글을 봤는데 그래서인지 가챠샵의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스치듯 보고 포켓몬 센터 메가 도쿄에 가려고 했는데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더라. 어머니는 일본에서 포켓몬고에 열심인 아들 같은 어른이 많다는 걸 보고 나를 조금 더 수용해 주셨다...* 어머니나 나나 여기서 엄청난 인파에 진이 빠져 도망치듯 금방 나왔다.
지나가다 K-BOOKS라는 애니 굿즈샵이 있어 잠시 둘러 보고 카페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몬스터에너지 수박맛을 무료로 나눠줘 공짜로 기력을 충전했다.
천천히 걸어 1시쯤 릿쿄대학에 도착했다. 여기 올 수 있었던 건 앞서 말했듯 윤동주 선생님 덕분이었다. 예전에 선생님의 발자국을 좇아 교토 도시샤 대학에 가기도 했었는데 덕분에 '나에게 주어진 길'을 찾을 때가 참 많다. 담쟁이넝쿨과 나무에 둘러싸여 푸르른 교정은 순수한 청년이 한 학기를 머물며 '쉽게 쓰여진 시'를 어렵게 써낸 곳이다. 힘들게 쓰인 시를 소리 내어 읽어 보고, 젊은 시인의 마음을 헤아리며 홀로 걸었다. 어머니는 벤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셨다. 서로 다르게 좋았던 장소로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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