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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두 번째 속초·고성_2일차_완앤송 하우스 레스토랑·카페 레토·속초시외버스터미널기행/국내 2021. 12. 21. 00:41
이튿날 아침, 먼저 돌아가야 하는 친구들이 있어 이른 시간부터 부산스러웠다. 기다리다 인사하고 다시 잠들었다. 정신 차리니 뒤늦게 먼저 간 친구들이 남긴 폴라로이드 사진이 눈에 띈다. 체크아웃 시간인 11시가 다 되어서야 밖으로 나섰다.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이전부터 가보고 싶던 완앤송 하우스 레스토랑에 갔다. 오픈 시간인 11시가 조금 지나 도착했는데 벌써 와있는 분들이 몇 있었다. 창밖에 보이는 영랑호와 윤슬의 아름다움에 감사하며 사태국밥과 소고기 쌀국수를 시켰다. 나는 쌀국수를 먹었는데 맑지 않고 뿌연 국물이 진하고 맛있었다. 고기뿐 아니라 뼈도 사용한 육수 같았는데, 진한 고기 향과 통후추 향이 잘 어우러진 독특한 맛이었다. 면과 고명의 양이 넉넉해 더 좋았다.
잘 먹고 나와 브라더후드라는 카페에 갔는데 만석이었다. 이어 찾은 아루나란 카페에도 자리가 없었다. 다행히 카페 레토에 여석이 있어 잠시 쉬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렸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야속하게도 금방 약속한 시간이 되어 이틀 동안 고마웠던 아반떼를 반납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일행은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동서울버스터미널로 향하고, 나는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야 해서 포옹으로 배웅을 했다.
너무 행복했던 1박 2일의 말미에 혼자 남았다. 조금 싱숭생숭해져 해풍을 헤치며 굳이 속초시외버스터미널까지 걸었다. 내딛는 걸음과 허파에 머금은 공기로 이 시간을 조금 더 간직해 본다.
3시에 출발하는 버스였는데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2시 50분이다. 20대 초, 한동안 세상과 나를 연결하고 다시 단절시키던 낯익은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다.
차가 많이 막혀 거의 4시간이 다 되어서야 안양에 도착했다. 따뜻했던 낮과 다르게 매서운 추위가 기다리고 있었다. 몸은 추웠지만 한동안 마음에 온기를 더할 시간을 보내고 왔기에 견딜 만했다. 어떤 시간은 추억만으로 평생 살아갈 힘이 되어 준다. 무언가 헛헛하던 연말에 대학 시절 봉사로 맺어진 친구들과 동해를 찾아 추억을 되돌아보고, 새로이 쌓으며 마음의 방파제를 메웠다. 파도치는 삶 속에 함께 붙든 인연이 너무도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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