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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속초·고성_3일차_숲휴게소·속초관광수산시장(속초중앙시장)·티각태각·강원도막걸리빵·속초닭강정·원조동해순대국기행/국내 2021. 11. 4. 20:35
일어나서 얼마 안 되어 논 산책로로 아침을 시작했다. 다시 한 번 노래 '가을 아침'을 떠올리게 하는 목가적인 가을 풍경이 마음을 충만하게 했다.
잘 걷고 9시에 맞춰 돌아와 조식을 먹었다. 오믈렛, 매실잼 등 어제와 다른 구성이었다. 세심한 배려에 감사함을 느끼며 맛있게 먹었다.
방에 돌아와 '월든'에서 마지막으로 여유를 부렸다.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크나큰 쉼을 누리고 간다. 체크아웃하는 길에 주인 부부와 잠시 얘기를 나눴다. 따뜻한 환대로 시작한 만남부터 다정한 환송까지 참 좋았다. 언젠가 꼭 다시 이곳을 찾아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마지막으로 속초 시내에 들렀다. 초면인 견공과의 어색한 만남을 뒤로하고 낯익은 횡단보도가 보일 때부터 기분이 묘했다.
속초중앙시장이란 이름이 더 익숙한 속초관광수산시장에 들어서니 마음이 울컥하기 시작했다. 제대 후 친구들과 여행할 때 와봤는데도 오히려 그때보다 더 격한 마음이 들었다. 혼자 와서 그런지 새삼 많이 흐른 세월과 나의 지난 20대가 강렬하게 느껴졌다.
박격포를 다루던 군인은 시간이 흘러 관광객이 되었다. 구경하며 홀로 기억을 걷다 티각태각에서 튀각을 사고 강원도막걸리빵에서 거의 30분 기다려 술빵도 샀다. 티각태각의 다채로운 튀각은 별미였고 강원도막걸리빵의 술빵은 클래식한 맛이 깊었다.
속초닭강정에서 닭강정도 2개를 샀다. 개인적으로 중앙시장에서 특별히 선호하는 닭강정 집은 없지만 분명 조금씩 맛의 주안점이 다르다. 마침 터진 KT 먹통 사태로 가족들을 위한 선물을 전부 현금으로 지불했다. 고오맙습니다...*
추억 여행의 마지막은 순댓국이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갈 때면 중앙시장 뒷골목에 가서 헛헛한 속을 따뜻한 국물로 달래곤 했다. 사실 맛집인지도 모르고 그냥 선후임과 대략적인 위치만 알고 매번 다른 곳에 갔던 걸로 기억한다. 기억하는 골목에 위치한 식당 중 원조동해순대국에 가서 아바이순대국을 하나 시켜 맛있게 먹었다. 일반 순댓국을 먹던 수영이는 2천 원 더 비싼 아바이순대국을 살 수 있는 으른이 되었다. 그래도 뭔가 오래전 느꼈던 맛이 기억나는 거 같아 신기하고 감동적이었다. 감동을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어 또 포장을 했다.
별거 아니지만 덕분에 뿌듯한 귀갓길이다.
속초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이전에 없었던 스타벅스 DT가 생겨 신기했다. 더블에스프레소칩 프라푸치노를 하나 사서 드디어 집으로 출발했다. 군 생활에 기인한 꺼림칙한 애증으로 미처 이곳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모처럼 낯익은 곳들을 홀로 거닐며 트라우마와 향수를 함께 마주할 수 있었다. 이윽고 상냥한 곳곳을 알게 됐고 책을 사랑하는 도시와 내가 지나온 길을 긍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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