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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두 번째 거제_2일차_박가네 돌판찜·가조도 수협효시공원·커피하늘·마소마레형제장어·와현모래숲해변기행/국내 2021. 10. 13. 21:34
홀로 일찍 깨어 쉬다 뒤늦게 깬 친구들과 늦은 아침을 먹으러 나섰다.
식당 근처 마을의 풍경이 정겹다.
도민 맛집(?)이라고 간 곳은 박가네 돌판찜이었다. 대구찜, 콩나물찜을 시켜 맛있게 먹었다.
식사 후엔 가조도 수협효시공원에 위치한 커피하늘이란 카페에 갔다.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 위에서 내려다보는 트인 전망이 멋졌다. 아인슈페너를 마셨는데 음료도 기대 이상이었다.
건물 내부엔 별도로 전망 공간과 갤러리도 있었다.
잘 구경하고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를 고현시외버스터미널에 데려다줬다. 이번 방문 중 나의 캐릭터인 '박기사'에 충실하며 현지인의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렸다가 마소마레라는 카페에 갔다. 커피를 한잔하며 몽돌과 파도가 내는 소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귀 기울이다 다시 숙소로 향했다.
쉬다 장어탕을 먹으러 문화관 맛집에 갔는데 마침 쉬는 날이었다. 어쩌다 보니 근처에 있는 형제장어에 갔다. 자꾸 장어구이를 권하셔 조금 불편했지만 장어탕 맛이 마음을 편안하게 할 정도로 훌륭했다. 밑반찬도 맛있었고 무엇보다 로컬 스타일로 방아잎과 산초를 곁들이니 다른 음식 같을 정도로 풍미가 달랐다. 특히 방아잎은 생소했는데 마치 고수처럼 점점 특유의 향이 나를 물들였다. 맛있었다.
숙소로 돌아와 동생이 결제한 블랙 위도우를 보고 늦은 시간에 산책을 했다. 파도 소리만 가득한 와현모래숲해변을 천천히 걸으며 태풍 매미로 해안선이 달라진 이야기를 들었다. 이어 동생의 힘들었던 시간, 지금의 마음을 최선을 다해 귀를 울였다. 아픔을 전하는 목소리 뒤로 파도가 일렁였다. 아무리 헤아려봐도 무엇 하나 가늠조차 할 수 없었지만 슬픔과 행복이 바다를 메울 듯 벅찼다. 누군가의 견딤이 타인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 얼마나 고마울 수 있는지 깨달으며 주어진 소중한 순간과 서글픈 행복을 누렸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얘기를 이어나가다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푹 자고 일어나 5시간 만에 서울에 도착했다. 보통 대중교통으로 다녀오던 거제에 차를 가져간 건 동생이 가려던 곳까지 태워주고 싶은 마음이 큰 이유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지연된 출발시간과 다가오는 나의 백신 예방접종 시간이 맞물려 부득이하게 목적지까지 못 가서 내려줬다. 같이 흥얼거린 노래와 주고받은 농담을 간직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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