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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두 번째 청주_국립현대미술관 청주(미술원, 우리와 우리 사이)·청풍루·에이커·청주 이팝나무길기행/국내 2021. 10. 13. 20:45
충청도로 이주한(?) 친구들을 안양이나 서울에서 보기로 했다가 내가 갑자기 경상도에 가게 되어 약속 장소를 청주로 바꿨다. 9시 30분쯤 출발했는데도 차가 많이 막혔다. 넉넉하게 잡은 시간보다도 더 걸려 무려 3시간 30분 만에 도착했다. 계획이 좀 어그러졌지만 잠시 들를 시간이 되어 궁금했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 갔다.
60여 년 동안 연초 제조창이었던 공간을 가꿔 지금과 같은 문화 복합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미술관은 총 5층으로 이뤄져 있었다. 밭은 일정으로 거의 경보로 훑어봤다. 1층엔 수장고를 공개해 전시 공관으로 활용하는 개방 수장고가 있었다. 그 공간이 일종의 환대로 느껴졌다.
5층에 자리한 특별전 '미술원, 우리와 우리 사이'에 담긴 메시지와 13인 작가의 작품들은 따뜻하게 다가왔다. 인간 중심의 관점을 벗어나 동물과 식물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접근이 좋았다.
매미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진심 어린 응원을 전하곤 한다. 박지혜 작가님의 '네가 잘 되었으면 좋겠어, 정말로'라는 작품은 나에게도 위로가 됐다.
4층은 국립현대미술관 드로잉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는 듯한 특별 수장고로 꾸며져 있었다.
무려 이중섭 화백의 우울이 어려 있는 듯한 드로잉을 마주할 수 있었다.
작품과 어우러진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완성도 있다.
뜻하지 않게 김환기, 박수근 화백의 드로잉을 만난 건 넉넉한 덤이었다.
3층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의 소장품이 두루 전시된 개방 수장고가 있었다. '풍경을 그려내는 법'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널찍한 공간에서 여러 방법으로 그려진 풍경들을 볼 수 있었다.
인심 좋게 수장고까지 내주던 미술관에는 인정이 넘쳤다. 덕분에 훈훈해진 마음으로 밖에 나왔다.
짧은 시간 동안 한껏 충만해진 기분으로 친구들을 하나, 둘 태워 점심을 먹으러 갔다. 근처 맛집인 청풍루에 가서 짬뽕과 탕수육을 먹었다. 개인적으론 짬뽕보단 탕수육이 인상적이었다. 친구가 취업턱으로 사줘 더 맛있었다. 친구가 견뎌낸 시간 덕에 의미 있는 식사를 할 수 있어 고마웠다.
근처에 에이커라는 대형 카페가 있어 음료를 마시며 낡고 실없는 농담과 진지한 얘기를 한껏 나눴다. 이런 사람들이 곁에 남아줘 참 다행이다. 에이커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요즘 카페였다.
짧은 만남이 아쉬워 근처에 있는 청주 이팝나무길에 갔는데 덥고 벌레가 많아 걷진 않고 사진만 찍고 돌아왔다.
해가 지기 전에 출발하기 위해 다소 이른 시간 친구들과 헤어졌다. 먼 길 간다고 챙겨준 비타민 음료와 바나나 덕에 홀로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거제로 향했다. 특히 그동안 겉으로 무심했던 친구가 보여준 작은 호의는 더 큰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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