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일본 여행(오사카·교토·나라)_3일차(1)_도다이지(동대사)·요시키엔정원·구로몬시장(쿠로몬이치바)

어제 지친 몸으로 기름진 것들을 연달아 먹었더니 결국 간밤에 몸이 고장 났다. 새벽에 2층 침대 2층에 입주한 사람이 한참 짐을 싸기에 깼는데, 동시에 내 몸의 심상찮음을 느꼈다. 결국 더부룩하고 아프고 머리 아프고 그런 상태로 날밤을 샜다. 새벽 4~5시쯤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내가 여기서 뭐 하는 건가 현자타임이 왔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예 씻고 미리 짐을 정리했다. 짐 정리까지 마쳤는데도 아직 새벽 6시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그냥 조금 더 무리하고 버티기로 결심하고 '나라'로 출발했다. 이른 아침 나온 역에는 인적조차 드물었다...*

그래도 살겠다고 포카리스웨트를 사 조금씩 마셨다.

나라 도착하니 아침 7시도 안 된 시간... 연 곳이라곤 역 근처 로손 편의점 밖에 없더라....* 날은 오늘따라 왜 이리도 추운지 오한이 들 정도였다. 아마 날도 다른 날보다 춥고 내 몸이 허해서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편의점서 내가 좋아하는 찹쌀떡으로 요기를 하고 요시키엔 정원에 가려고 했는데, 아침 9시부터 열더라. 그래서 바로 나라가 자랑하는 세계문화유산이자 무려 일본불교 화엄종의 대본산인 '동대사(도다이지)'로 향했다. 날이 정말 많이 추웠다. 혹한기 온 줄...*

동대사 찾기는 무척 쉬웠다. 매우 컸기 때문이다. (심플)

동대사도 2등으로 입장한 것 같다. 사람이 거의 없어 적막한 가운데 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일단 어마어마한 스케일이 압도한다. 큰 절로 불심을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 그런 결에서 왠지 성 베드로 성당이 떠올랐다.

여기도 보수 중이었다. 개인적으론 아쉬웠지만 한편으론 부러웠다.

절의 크기에 걸맞게 불상도 매우 크고 위엄 돋는 모습이었다.

다른 상은 상대적으로 크기는 작았지만 왠지...

또 다른 상도 상대적으로 크기는 작았지만 왠지... (2) 아마 이렇게 표현한 건 그만큼 그 종교 내에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라는 경고였겠지 아마...?

원래는 이런 모습이었나 보다.

이 목상은 일명 도다이지 빈주루존자라고 한다. 자신의 아픈 곳과 같은 곳을 만지면 낫는다고 한다. 나는 그런 걸 떠나 흐린 날 갑작스레 마주쳐 좀 많이 놀랐었다.

그렇게 절 탐방을 마치고 나라공원으로 나오니 사슴들이 펼쳐졌다.

말 그대로 펼쳐졌다...* 어마어마한 개체의 사슴들이 나라공원을 배회하고 있었다. 문득 떠오르는 서울숲...* 귀엽고 반가웠지만 내겐 그들을 맞이할 체력과 여유가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이번 여행의 마지막 관광지인 요시키엔 정원에 갔다. 무료로 입장이 가능했다. 발품을 들여 가볼 만큼 충분히 아름다운 곳이었다.

하지만 날이 너무 추워 오래 머물진 못했다.

다시 나라역으로 향하는 길, 역 바로 옆에 위치한 아케이드 시장이 이제서야 하나둘 열고 있었다.

다시 돌아온 오사카.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바로 숙소로 향했다. (사서 고생...*)

짐 갖고 나와 공항으로 향하다 우연히 구로몬시장(쿠로몬 이치바)을 찾아 그 와중에 시장구경을 했다. 뭔가 내게 익숙한 전통시장에 더 가까운 곳. 우리로 치면 '중앙시장' 정도의 느낌이었다.

급체한 가운데 최후의 만찬으로 타꼬야끼를 먹었다.

다행히 인생 최후의 만찬이 되진 않아 1시 즈음 간사이공항에 도착했다. 사실 비행기 시간보다 훨씬 이르게 공항에 왔다. 몸이 너무 안 좋아 어영부영 시간 보내다 집으로 향했다...* 사실상 보름 넘는 기간 이후에 아프리카와 일본을 거쳐 집으로 돌아왔다. 가족들도 집도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졌다. 모든 게 행복했던 저녁이었다. 어쩌면 이번 여행은 집의 소중함을 두 배로 절감하기 위해서였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