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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이탈리아 기행_9일차(3)_로마_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베네치아 광장·파씨·라 카르보나라기행/해외(유럽) 2020. 11. 13. 00:58
이미 몇 번 지나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Monumento di Vittorio Emmanuele)에 드디어 올랐다.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는 이탈리아의 통일을 완성한 첫 번째 국왕이다. 1911년에 완성된 기념관은 통일에 대한 전시가 이뤄지는 박물관과 무명용사들의 넋을 기리는 장소 등으로 이뤄져 있다.
계단에 올라 내려다보는 베네치아 광장(Piazza Venezia)이 맑은 하늘과 어우러져 참 아름답다. '로마의 배꼽'이라는 별명이 여러모로 납득이 간다.
위풍당당한 기마상이 로마와 이탈리아를 앞으로도 지켜줄 것만 같은 기세로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바다가 아닌 곳에서 마주하는 로마 갈매기도 함께했다.
몸이 무거워 숙소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오는 길에 로마 3대 젤라또 맛집을 종결하기 위해 파씨로 향했다.
가는 길 동네 분위기가 다른 곳보다 으스스했다.
파씨(G.Fassi)가 있는 동네는 아마도 차이나타운인 것 같았다. 근방에 중국어로 된 간판도 꽤 보이고, 나와 비슷한 외모를 한 사람들이 많았다.
젤라또 맛은 그저 그랬다. 왜인지 나는 로마 3대 젤라또 다 그랬다. 맛의 상향 평준화가 있던 건지 다른 곳에 비해 특별히 맛있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그래도 널찍한 공간에서 잠시나마 쾌적함을 한껏 누렸다.
파씨에서 나와 숙소로 가는 길도 뭔가 외진 뒷골목 느낌이었다. 테르미니 역 근방인데 낮에 와도 서늘하고 약간의 긴장감을 줬다.
숙소로 돌아와 좀 쉬다 근처 마트에 가 선물로 부탁받은 치약과 과자 등을 샀다. 그러고 다시 숙소에 와 미리 짐 정리를 했다. 내일이면 이제 이 여행도 끝이다.
저녁시간에 맞추어 꼭 먹어보고 싶던 라 카르보나라(Osteria La Carbonara)에 다시 갔다.
다행히 이번엔 자리가 있었다. 이탈리아의 식문화를 조금이라도 더 경험하고 싶어 안티파스토와 프리모 피아토를 각각 하나씩 시켰다. 버펄로 모차렐라 치즈 샐러드랑 카르보나라 먹었는데, 버펄로 모차렐랄 치즈는 별 거 아닌 거 같으면서도 계속 신선한 우유 같은 게 나오고 잡내 없이 담백했다. 기대 이상! 계란 노른자가 베이스인 카르보나라는 특이했고 진한 치즈 향이 인상 깊었다.
비노도 한잔 곁들이며 이탈리아의 식문화를 약식으로나마 경험했다. 잘 먹고 들어와 씻고 잠깐 누워있다가 9시 좀 넘어 그대로 뻗었다. 그동안의 무리한 일정으로 사실 몸이 많이 지쳐있던 하루였다. 이탈리아 여행의 사실상 마지막 밤이 그렇게 조금은 허무하게, 나름 안온하게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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