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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이탈리아 기행_10일차(2)_바티칸 시국_바티칸 미술관·시스티나 성당·산 피에트로 광장·산 피에트로 대성당·산탄젤로 성
    기행/해외(유럽) 2020. 11. 14. 21:09

    일정상 반나절 동안 바티칸 미술관(Musei Vaticani)에서 진행되는 일명 '반일 오전 투어'를 신청했다. 여유롭게 걸어 8시 20분에 가이드 투어 집결지에 도착해 10분 정도 기다리니, 사람들이 거의 다 모였고 또 10분 정도 더 기다리니 드디어 가이드 투어가 시작됐다. 국경을 지나(?)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시국'에 입국! 바티칸 미술관에는 사람이 어마무시하게 많았고, 그래서인지 가이드 투어를 위해 받은 수신기조차 잘 안 들렸다. 십 수명으로 이뤄진 우리 투어 그룹 내에서도 단순히 '듣기 위한' 위치 선점 경쟁이 치열할 정도였다.

    바티칸 미술관 입구!

    입장하자마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덕 중 하나인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구사랑과 덕력이 느껴져 반가웠다.

    축구는 언어입니다. 사랑을 잇는!

    가이드 투어의 특성상(?) 세계적인 명작들을 거의 스치다시피 봐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덕분에 르네상스 전후의 미술사를 조금 더 이해해할 수 있었다. 주로 기독교에 관한 종교화가 많았고 하나도 같은 것은 없었다.

    주여...*

    동선 상 솔방울 정원을 지나쳤는데, 다들 유명한 작품인 지구 안의 지구(Sfera con sfera)를 담느라 바빴다.

    어디선가 한 번은 본듯한 라오콘 군상도 직접 봤다. 라오콘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제로, 트로이 전쟁 때 트로이 목마를 불태워야 한다고 경고하다가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바다뱀에 의해 목숨을 잃은 인물이다. 이 대리석 조각은 무려 기원저 1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라오콘이 두 아들과 함께 뱀에 의해 죽어가는 순간을 묘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뱀의 생동감과 살기가 대단했다.

    포세이돈 성님... 사람 목숨 가지고 그러시는 거 아입니다...

    뮤즈의 방에서는 화려한 천장화와 전설적인 토르소를 만날 수 있었다.

    일명 벨베데레의 토르소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작품은 일부만 남아있음에도 '완성된 하나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기원전 1세기에 만들어진 걸로 추정되며 미켈란젤로가 복원을 거절했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몸의 아름다움에는 다양한 관점과 기준이 존재하겠지만, 그럼에도 이 조각은 육체의 한 형태를 통해 아름다움에 이르고야 말았다.

    형 삼대 최대 몇이세요..?

    미술관이 워낙 크다 보니 빠른 관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꽤 걸렸다. 실내에 많은 사람들과 여러 투어그룹들이 뒤섞여 정말 혼잡했다. 어느 순간 어질어질해질 정도였다. 그래도 깃발 하나 보고 열심히 따라갔다.

    이념의 푯대...* 깃발...*

    잠시 밖을 내다보니 그나마 숨통이 좀 트인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 중 하나는 라파엘로의 작품인 아테네 학당(Scuola di Atene)이었다. 르네상스의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데, 그리스의 유명 철학자들과 현인들이 한 작품에서 진리를 탐구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다

    그림 속에 검은 모자를 쓰고 있는 라파엘로의 자화상이 슬쩍 포함되어 있다. 나는 그의 표정이 잔상처럼 오래 기억에 남았다. 뭔가 작품 속에 살아 숨쉬는 라파엘로의 혼과 눈이 마주친 기분이었다.

    형 저희 구면이에요. 우피치에서 뵀어요!

    바티칸 미술관 티켓엔 바로 이 작품의 두 주인공(?), 플라톤(Plato)과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가 크롭 되어 담겨있다. 가이드님이 이렇게 인증샷을 남겨보라고 하셔서 같이 찍었다.

    잘 다녀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시스티나 성당(Cappella Sistina)에서 천지창조로 알려진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Volta della Cappella Sistina)와 최후의 심판(Giudizio universale)을 뵈었다...! 아쉽게도 사진촬영은 불가했다. 정말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감동과 전율을 줬다. 미켈렌제로는 정말 대단하다. 그림 자체로 압도적이거니와 아무리 봐도 4dx처럼 생생해 넋을 놓고 보게 됐다.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그 작품의 세계관 속에 오롯이 나만 있는 것처럼 집중할 수 있었다. 작품 그 자체로 이미 어떤 경지에 이르렀지만, 그 경지에 이르기 위해 삶을 다 바친 한 사람의 열정과 여정이 오롯이 전해지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 바티칸 시국에서 제공하는 시스티나 성당 VR(?) 링크

     

    Sistine Chapel

     

    www.vatican.va

    아 미켈렌젤로.. 당신은 도대체...*

    투어를 마치고 밖에 나왔다. 눈앞에 산 피에트로 광장(산 베드로 광장, Piazza San Pietro)이 펼쳐진다. 광장은 대칭 구조로 되어 있는데, 중앙에 로마의 3대 황제 칼리굴라(Caligula)가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가 있다. 역시 오벨리스크 정상은 역시나 십자가로 장식되어 있다. 높이 25.5m에 이르는 거대한 오벨리스크가 안타까운 건 나뿐일까...? 원래 이집트에서 태양신을 기리던 기념물이 사랑을 중시하는 가톨릭 성지의 한 가운데 버젓이 있는 게 참 이상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로마에서 마주한 오벨리스크들은 참 기구하다.

    아... 오벨리스크..!

    광장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에 있는 성당의 이름은 산 피에트로 대성당(성 베드로 대성당, San Pietro Basilica)이다. 어떤 의미에서 모든 성당은 평등해야겠지만, 이곳이야말로 성당 중의 성당이 아닐까 싶다. 베드로(피에트로)의 무덤 위에 지어진 성당이어서 이런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한다.

    거대했던 산 피에트로 '대'성당

    산 피에트로 대성당은 내가 가본 그 어느 성당보다 크고 화려했다.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큐폴라도 꼭 가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줄이 너무 길어 포기했다. 

    층고 실화입니까?

    이곳에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Pieta)가 있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연민, 자비, 동정심 등을 뜻하는 단어인 동시에 성모 마리아가 죽은 예수님을 안고 있는 예술 작품을 칭하기도 한다. 미켈란젤로가 25살 때 만든 작품이라니... 1972년에 관람객이 망치로 15번 내려치는 테러가 있던 이후로 피에타 상은 방탄유리 안에 모셔져 있다. 그로 인해 작품과 관람객의 거리가 생각보다 꽤 되어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멀리서 봐도 엄청난 대리석으로 만든 옷깃의 질감과 작품 속 깃든 죽음과 모성애의 공존이 역시 미켈란젤로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피에타...!

    성당 한편에 있는 성 베드로 동상의 발을 만지면 기도, 소원이 이뤄진다는 속설이 있단다. 얼마나 많이 만졌는지 발가락의 형태가 사라질 정도였다. 나도 한 쓰다듬음 더하고 왔다. 

    족부 정형외과를 추천드립니다...*

     

    성당 중앙에는 엄청나게 화려한 발다키노(Baldacchino)가 있다. 여기선 성 베드로 묘 덮개의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엄청난 크기와 장식으로 자연스레 우러러보게 된다. 예술적으로 경탄을 자아냈지만, 동시에 이렇게 화려한 구조물이 과연 정말 종교적으로 옳은 것일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돔 아래, 무덤 위

    산 피에트로 대성당에서 감탄과 의문을 함께 느끼고 나왔다. 말로만 듣던 교황청 스위스 근위대(Guardia Svizzera Pontificia)를 발견했다. 16세기 창설된 소규모 군대로 바티칸 시국과 교황의 안전을 책임지는 유일한 군사 조직이라고 한다. 아직도 스위스 근위대는 스위스 국적의 미혼 가톨릭 남성 신자 중 뽑는다고 한다.

    충성!

    무슨 행사가 있는지 엄청난 의자가 줄지어 있었다.

    광장으로 들어가 걷다가 '회랑의 중심(Centro del Colonnato)'을 발견했다. 이 원판에서 보면 4열 횡대로 서있는 회랑의 기둥들이 1열 횡대처럼 보인다.

    재밌는 착시

    바티칸 미술관에서의 가이드 투어가 기대 이상으로 빡세서 자두로 당을 채웠다.

    그렇게 바티칸에서의 짧은 일정을 마무리하고 마지막으로 다시 로마로 향했다. 시간도 애매하고 무엇보다 이미 많이 지쳐 산탄젤로 성(Castel Sant'Angelo)은 스치며 멀리서 바라보는 걸로 만족했다. 원래 하드리아누스가 직접 설계 및 의뢰한 자신의 개인 영묘로, 1년 뒤, 하드리아누스 사후에 안토니누스 피우스가 완성한 원형 건축물이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영묘로 지었던 것을 6세기 즈음 교황을 위한 성채로 용도 변경했다고 한다. 지붕 위에서 무려 대천사 미카엘의 동상이 지켜보고 있다.

    다시 로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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