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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이탈리아 기행_5일차(1)_피렌체_조토의 종탑·레푸블리카 광장·카페 질리·피오렌티나 스토어기행/해외(유럽) 2019. 1. 19. 15:54
이른 아침, 숙소에서 조식을 먹고 바로 조토의 종탑(Campanile di Giotto)으로 향했다. 1334년 건축을 시작하여 조토가 죽은 뒤 제자 안드레아 피사노와 탈렌티가 1359년에 완성했는데 높이가 무려 85m에 달한다. 각기 다른 지역에서 가져온 장미색, 흰색, 녹색의 대리석의 은은하고 다채로운 색이 참 아름다웠다. 다만 현재 종탑을 장식하는 작품들은 복제품이며, 원작은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엔 두오모 큐폴라처럼 피렌체 두오모 통합권을 통해 시간 예약이 가능했다던데, 내가 갔던 시점엔 안 됐다. 그래도 아침 일찍 가니 기다리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어제처럼 냉정과 열정 사이 OST를 들으며 올라갔다. 이른 아침부터 열일하는 갬성...*
올라가며 종탑의 종도 보았다.
414개의 계단을 지나 마침내 정상에 오르니 큐폴라와는 같고도 다른 풍경이 감동을 준다. 함께 못 온 동생, 부모님이 떠올라 영상통화로나마 그 순간을 나눴다.
이른 아침이라 종탑 정상은 물로 맞은편 큐폴라 정상에도 인적이 드물었다.
한적한 느낌이 좋아 한참 동안 OST를 들으며 피렌체 전경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그 순간 모든 것이 너무 감격스러웠다. 때때로 밉던 미숙한 진심조차 지금의 감동에 한몫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됐든 그때가 있어 지금 이 순간이 있을 테니까. 새삼 스쳐 지난 모든 인연에 정말 감사했다. 어제 서글픔을 느끼게 한 그 풍경이 하루 만에 포근함으로 다가왔다.
종탑 위는 큐폴라와는 달리 철창으로 막힌 구조였지만 사진을 찍거나 둘러보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이렇게 살짝 고소 공포증을 느끼게 하는 곳까지 둘러 보고 아쉬운 마음으로 가벼운 걸음을 재촉했다.
이어 찾은 곳은 종탑에서 멀지 않은 레푸블리카 광장(Piazza della Repubblica)이었다. 일명 공화국 광장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곳은 이탈리아반도의 통일을 기념하는 광장이라고 한다. 한복판에 위치한 회전목마가 인상적이었다.
목도 축일 겸 광장 옆 카페 질리(Caffè Gilli)에 들렀다.
무려 1733년에 개업한 곳으로 실내 장식부터 예사롭지 않다.
아이스 카푸치노를 마셨는데 진하고 씁쓸한 커피와 고소한 우유가 잘 어울렸다. 은근 더웠던 날, 시원한 한 잔의 커피가 어찌나 달던지!
카페를 나와 걷다 세리에A 축구팀인 피오렌티나의 기념품 가게를 발견했다. 약간 반골 기질(?)이 있는 나는 한창 축구에 빠졌을 때 연고도 없는 피렌체의 이 팀을 참 좋아했다. AS로마로 이적한 후 친정팀에 골을 넣고 눈물 흘리던 바티스투타의 낭만적인 일화도 유명하고, 내가 한창 좋아할 땐 몬톨리보를 중심으로 매력적인 축구를 했던 피오렌티나! 몬톨리보를 비롯해 요베티치, 베르나르데스키 등 좀 잘 차는 선수들이 나타나면 금세 보다 큰 팀으로 떠나가지만 그럼에도 꾸역꾸역 버텨내는 모습조차 매력으로 느껴졌던 곳. 이제 더 이상 축구를 예전처럼 좋아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반가운 마음으로 가게에 들어갔다.
들어가 한참 구경하다 마그넷을 샀다. 점원에게 괜히 아는 선수 이름을 나열하며 팀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비운의 천재(?) 주세페 로시, 오랫동안 팀을 지키고 인터밀란으로 이적한 보르하 발레로, 든든한 수비수 곤잘로 로드리게스의 사인 유니폼이 벽 한 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렇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반가운 시간을 마주하고 미리 예약해둔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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