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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이탈리아 기행_4일차(6)_피렌체_두오모큐폴라(feat.냉정과 열정 사이)기행/해외(유럽) 2018. 12. 27. 16:04
숙소를 나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의 설계자인 아르놀포 디 캄비오(Arnolfo di Cambio)와 돔의 설계자 필리포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의 석상을 뒤로하고 돔으로 향했다!
돔의 또 다른 이름은 반구형의 지붕을 일컫는 큐폴라(Cupola)이다. 대성당이란 뜻의 이탈리아어 두오모(Duomo)와 합쳐 두오모 큐폴라(Duomo Cupola)로 많이 부르는 듯...* 피렌체 두오모 통합권을 구매하며 미리 예약을 해두었기에 거의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기다리는 줄이 꽤 길어 미리 예약해두는 걸 추천한다. 그렇게 건물 내부로 들어오니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많은 사람이 그렇듯 나 또한 피렌체에 오는데 '냉정과 열정 사이'의 영향이 컸고, 이곳은 영화 속 성지와 같은 곳이 아닌가!!
천장을 올려다보니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의 '최후의 심판'이 눈에 들어온다. 크게 봐도 경이롭지만 그림 속 인물 하나하나 생동감이 느껴지는 게 더 신기했다. 가운데 뚫린 구멍과 그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작품을 완성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계단이 나오기 전엔 이렇게 다소 돌아간다. 유리 보호막이 쳐져 있는데 아래를 내려다보면 꽤나 아찔할 정도였다.
어느새 사람들이 작은 점처럼 느껴진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뭔가 좁고 어두운 느낌의 계단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꼭대기에 도착해있다. 길이 좁긴 하지만 나름 다채로웠다. 그리고 이때부터 냉정과 열정 사이 OST를 듣기 시작하니 감성까지 범람해 지루할 새 없었다...* 참고로 큐폴라까지 계단이 총 463개라고 한다.
그렇게 조금 지치려고 할 때쯤 큐폴라 정상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탁 트인 전경이 반긴다. 여름이라 은근 더웠는데 미풍이 더위마저 가시게 해줬다. 하루 종일 돌아다닌 피렌체 시내...* 높은 곳에 올라오면 괜히 윤종신 님의 '야경'이란 노래가 떠오른다. '다 올라왔어. 한눈에 들어온 나의 도시가 아름답구나.'
큐폴라는 좁은 곳에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좀 답답하기도 했지만 탁 트인 시야가 모든 걸 상쇄했다. 어림잡아 삼십여 명의 사람이 있었는데, 그중 대부분이 한국 사람이라 진짜 놀라웠다.
맞은편, 조토의 종탑도 보인다.
조토의 종탑 위에도 사람이 참 많았다. 나는 내일을 기약했다.
괜히 들떠 이런 인증샷도 남겨봤다. 그렇게 몇 바퀴 돌며 냉정과 열정 사이 OST를 계속 들었다. 평소에도 가끔 듣는 노랜데 괜스레 지난 인연들에 서러움이 복받쳤다...*
냉정과 열정 사이의 한 장면을 재연해 보기도 했다. 마치 내가 영화 속 쥰세이가 된 듯, 어디선가 나의 아오이를 만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문득 영화 속 명대사가 떠오른다. "아오이... 아오이!!!!!!!!!!!!!!!!"
내가 갔을 때는 오후 5:30에 관리원이 돌며 모두 내려가라고 했다. 그렇게 대부분의 사람이 내려가고 나도 내려가려던 찰나, 어디선가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북적이고 시끄럽던 그곳에 은은히 종소리가 퍼지고 바람소리가 덧대던 순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남았다. 약 10초 동안 오롯이 나만의 침잠과 평온, 감동을 누렸다. 마침 내가 직전에 들은 노래는 냉정과 열정 사이 OST 중 What A Coincidence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야말로 무슨 우연의 일치인지...*
그렇게 다시 높고 좁은 길을 통해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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