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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내일로_4일차(1)_경주_황남빵·황리단길·경주 교촌한옥마을·경주 교리김밥·경주 최부자댁기행/국내 2020. 12. 27. 14:16
7시 30분쯤 눈이 떠졌지만 조식 시간에 기다려 토스트와 달걀 프라이 먹고 씻고 짐 꾸리니 9시가 다 됐다.
나와서 천천히 걷다가 대기업 느낌의 황남빵 건물에서 가족들 선물을 샀다.
해가 내리쬐는 황리단길도 거닐었는데, 확실히 아침에 보니 아기자기하게 예뻤다.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노포들과 새로움을 더한 상대적으로 젊은 가게들이 함께 거리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어제 부산에서 샀던 빵 중 명란바게트 냄새가 워낙 강해 아예 들고 나왔다. 걸으면서 먹었는데, 하루 사이 질겨져 턱 나가는 줄 알았다.
경주 교촌한옥마을로 향하는 길에 그림 같은 풍경이 이어졌다. 황남동 고분군 근처를 지날 땐 뜬금없이 엄청난 수의 까마기 떼를 만났다. 정적인 고분과 동적인 까마귀들이 참 조화롭게 보였다.
20분 정도 걸어 경주 교촌한옥마을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거의 없어 좋았다.
맛집으로 유명한 경주 교리김밥부터 들렀는데 벌써 두 명이 기다리고 계시더라. 두 줄만 사야지 생각하다 뭐에 홀린 듯 세 줄을 샀다.
교촌마을에 온 진짜 이유는 바로 경주 최부자댁황남빵이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노블레스 오블레주로 손 꼽히는 조선시대 만석꾼의 집이다. 꼭 와보고 싶던 곳이라 정말 반가웠다. 고풍스러운 한옥도 멋졌지만 돈이 많은 것의 기준이 되는 시대에 진짜 부자란 무엇인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삶이 멋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경주 교동법주라는 전통주는 이전에도 들어본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경주 최씨 가문에서 대대로 빚던 술이라고 한다.
세월이 묻어 있는 한옥마을이 한가롭고 정겨웠다.
마을을 둘러보고 남천 옆에 앉아 교리김밥 한 줄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계랸양이 많고 달달한 맛이 강한 것 외에 그렇게 선호하는 맛은 아니었다. 약간 달걀초밥에 올라가는 간이 떠올랐고 짠맛이 내 입맛보단 강했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이때까지도 오늘 어디로 몇 시에 갈지 마음을 정하지 못해 일정을 고민하다
다시 숙소로 향했다.
경주에는 전통과 현대 양식을 혼합한 건물이 유독 많았다. 한옥의 지붕을 얹고 있는 스타벅스 경주대릉원점이 색달랐다.
마지막으로 경주 대릉원 일원에서 산책을 즐겼다. 밤에 봤을 땐 은근 으스스했는데 낮에 보니 전혀 다른 곳 같다.
짧은 일정 동안 켜켜이 쌓인 긴 세월을 엿봤다. 일정상 사람이 거의 없을 때 주로 다녀 유독 유유자적함을 많이 누릴 수 있었다. 숙소에 들러 맡겨놓은 짐 챙기고 경주역에 11시쯤 도착했다.
기차가 11시 19분 예정이라 근처를 둘러보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순직한 영웅 이기태 경강님을 기리는 흉상을 보고 짧게 묵념했다.
다음 목적지는 대구다! 동대구행 기차에 탔다.
30분 정도 앉아서 가다 자리 주인이 오셔서 식당칸으로 이동했다. 점심으로 남은 김밥을 마저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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