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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내일로_3일차(1)_부산_센텀역· 영화의 전당·해운대해수욕장·가야밀면·신해운대역
    기행/국내 2020. 12. 25. 15:00

    새벽 5시쯤 눈이 딱 떠졌다. 5시 40분쯤 씻고 채비를 마친 뒤 종훈이 형 한테 인사하고 길을 나섰다. 아직 어두운 순천을 거닐었다.

    참 고즈넉하다

    그새 눈에 익은 순천역을 뒤로하고 6시 30분 출발하는 포항행 기차에 탑승했다. 사람이 꽤나 있는 노선이었는데, 처음으로 앉아있던 자리에 주인이 오셔 일어났다.

    내일로의 묘미, 조마조마함...*

    원래 행선지인 경주는 11시 50분쯤 도착 예정이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다 화명역 근처에서 문득 부산이라는 걸 깨달았다. 동선을 확인해보니 나는 동해선을 타고 있었고 부산과 울산을 모두 지나는 열차였다. 갑자기 부산에 가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고민하다 10시쯤 급작스럽게 센텀역에 내렸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삐까뻔쩍한 아파트들이었다.

    여가 부산인교?

    부산은 첫 취업에 성공한 직후 떠났던 자전거 국토종주 때 처음으로 온 뒤, 출장으로 여러 번 더 찾았지만 해운대 쪽은 한 번도 안 가봤다. 그 호기심이 계획에 없던 길로 이끌었다. 역에서 15분쯤 걸으니 '영화의 전당'이 나왔다. 엄청 컸다. 행사가 없는 시기였지만 괜히 안에도 봤다. 별 건 없었다. 아마 BIFF 시즌에 와야 그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다.

    엄청 컸다
    BIFF 때 다시 오고 싶다

    바로 옆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도 있어 둘러봤다.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으로 기재되었다는데, 크기만 크고 특별한 건 없었다.

    연이어 간 벡스코는 코엑스처럼 이것저것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컨벤션용으로만 쓰이는 듯했다.

    걷다 보니 부산시립미술관도 지나쳤다.

    아무것도 안 먹고 이른 아침부터 나댔더니 갑자기 너무 허기져서 근처 슈퍼에서 초코우유를 사 마셨다.

    사... 살았다...*

    슈퍼 바로 옆에 부산의 대형교회로 유명한 수영로교회가 있었다. 이런 금싸라기 땅에 있었구나.

    좋아 보여~ 잘 지었나 봐~

    근처에 수영요트경기장도 지났다. 부산광역시에는 수영구가 있어서 여기저기 수영이 참 많다. 참 좋은 지명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 좋은 곳을 지날 즈음에 회사에서 급하지 않은 용건으로 굳이 준 연락이 왔다. 자유로움을 만끽하다 급작스레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수영은 참 좋은 이름입니다.

    근처에 옵스 마린시티점이 있기에 슈크림빵, 명란바게트 등 비상식량을 구비했다.

    내일로로 정글의 법칙 찍는 느낌적인 느낌... 살았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많이 접한 더베이101에 갔다. 해안을 가득 메운 마천루가 멋졌지만 개인적으론 좀 답답하게 느껴졌다. 기대보단 별거 없었다.

    여기가 부산의 부촌입니까?

    동백섬을 지나 마침내 해운대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여긴 진짜였다! 인공적으로 만든 모래사장일지언정 너무 시원시원한 느낌이었다. 건물과 바닷가 그리고 북적이는 사람들이 특이하게 어우러져있었다. 

    인파 속에서 고독과 자유로움을 함께 느끼며 천천히 해안을 거닐었다. 왠지 온기가 느껴지던 겨울바다였다.

    부산까지 왔으니 한 끼는 먹고 가야 하지 않겠나 싶어 근처에 있는 가야밀면으로 향했다. 부산 3대 밀면 중 하나라는데, 이전에 먹었던 개금밀면이 너무 맛있었기에 기대가 컸다. 한 30분 걸어 도착했는데, 역시 밀면은 겨울에 먹어도 맛있다! 

    밀면 사랑합니다. 냉면 사랑합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우리 동네같이 익숙한 풍경의 아파트와 거리를 지나 역으로 향했다.

    안양이세요...?

    한 30분 걸으니 신해운대역이 나타났다.

    역에 도착하자마자 회사에서 연락 온 건을 확인했다. 큰일이 아니라 금방 처리할 수 있었다. 하면서 충분히 사무실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을 굳이 연락했나 싶은 동시에 이 작은 것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큰 점이 짜증스러웠다. 여행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 상비약으로 옵스에서 사 온 왕슈를 흡입했다.

    살았다...

    2시 15분에 도착한 동대구행 열차를 타고 짧은 부산 여행을 마치고 다시 경주로 향했다.

    부산스러웠던 반나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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