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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 살아간다문화생활/음악 2024. 12. 29. 20:29
한 해는 무심하게도 어느덧 또 끝자락에 가까워졌다. 개인적으론 그럭저럭 무탈한 한 해였지만 크고 작은 좌절을 연달아 겪으며 내심 기대조차 욕심처럼 느껴진지 꽤 오래됐다. 과분한 삶이라고 감사하면서도 분수에 넘치게 바랐던 벌인가 싶기도 하다. 얼마 전 티켓팅 관련 얘기를 나누다 친구가 농담으로 '너의 운이 다한 거 아냐?'라고 말했는데, 내심 놀랐다. 사실 요즈음 꽤나 자주 떠올리던 문장이었다. 올해를 비롯해 근 몇 년 동안 간절히 바라던 일들이 번번이 바람과는 다르게 흐르며 희망보단 절망에 가까운 상태에 이르렀다. 이것도 일종의 교만인 줄 알면서도 누군가는 물론 무언갈 바라는 일조차 무서워졌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무너지고 부서질지언정 꾸역꾸역 계속 바라고, 여전히 부딪히며 살아냈더라. 솔직히 지금 당장 자신은 없다. 그럼에도 원하든 원치 않든 어디선가 바람은 또 불어올 테고 나는 흔들리고 흩날려도 살겠지. 사춘기 소년 같은 푸념이지만 평생 숙제인 마음의 문을 여는 것도 너무 어렵고 자꾸 제자리걸음에 그치는 한걸음을 잇는 것도 이젠 정말 지친다. 성취가 아득해진 수 년, 낯빛은 푸석해지고 가슴은 공허하다. 그래도 나는 조금만 더 올라가면 보일 걸 그 말을 굳게 믿은 채 다시 살힘이 빠진 나를 붙잡고서 또 이렇게 살아간다.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안타깝고 서글픈 소식은 들은 하루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비며, 더불어 남은 이들의 슬픔에 마음으로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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