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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 봄 내음보다 너를문화생활/음악 2024. 3. 31. 23:41
부푼 꽃봉오리와 활짝 핀 봄꽃들이 또다시 찾아온 봄을 절감하게 한다. 계절의 온기를 틈타 늘 보고 싶은 사랑이 형과 별이를 비롯해 몇몇 이름들을 떠올리게 됐다. 가수 김나영은 반려견과의 추억을 이렇게 아름다운 목소리로 담아냈더라. 덕분에 짙은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위로받곤 한다. 함께 벚꽃길을 산책하던 길부터 홀로 겹벚꽃의 꽃말을 떠올리던 일까지 모든 순간이 지나간 듯 내 안에 살아 숨 쉰다. 사실 어떤 봄 내음보다 너희가 너무 그립다. 다시 만나는 날까지 오래오래 소중히 간직할게.
이번 주엔 봄처럼 해사한 조카가 태어났다. 반갑고 기뻤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고 아직 묘한 기분이 든다. 삶이란 어쩌면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운명 속에 감내해야 하는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그러했듯, 조카도 많은 어른들의 사랑에 힘입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그가 언젠가 또 그 사랑을 누군가에게 나눌 수 있는 어른이 됐을 때 나는 어떤 모습일까. 그걸 알기 위해서라도 허락된 순간까지는 이 고된 삶에 지치거나 꺾이지 말아야지.
오늘 아침엔 사랑하던 후배가 하늘 나라로 떠났다. 내가 21살, 후배가 20살에 우리는 처음 알게 되었다. 비록 내가 곧바로 군대에 가 진짜로 가까워진 건 그 이후의 일이었지만 1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참 많은 마음을 받았다. 내가 미처 그를 챙기지 못하는 순간에도 듬직한 동생은 항상 진심을 담아 못난 형을 추켜세웠다. 이기적인 나지만 참 소중한 인연이라 그에게 난치병이 찾아와 긴 투병을 시작한 이래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함께했다. 남해 근처의 고향으로, 서울 북쪽에 위치한 병원으로 내 딴엔 많이 그를 찾아갔다. 돌이켜 보니 그 모든 순간이 결국 내가 그에게 준 위로가 아니라 그가 나에게 준 선물 같은 시간에 가깝다는 걸 깨닫는다. 이젠 세상이 날 특별히 억까할 정도로 관대하지 않다는 걸 알지만 괜히 목전에 봄날이 야속하다. 그래도 사랑하는 동생이 부디 고통 없는 곳에서 못다 한 삶을 마음껏 펼치며 평안히 지내고 있길 바란다.
다들 정말로 많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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