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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자전거길_1일 차_목포·무안·나주·광주_목포역·영산강하구둑인증센터·느러지인증센터·죽산보인증센터·영산족발뼈해장국·승촌보인증센터·광주 발렌시아 모텔기행/자전거 2024. 7. 25. 21:39
목포 쪽으로 출장 가는 김에 영산강 자전거길에 도전하기로 했다. KTX 끝자리에는 이렇게 브롬톤을 실을 수 있다.
자주 왔던 목포역이지만 그 앞에 내 자전거가 서 있으니 기분이 묘하다.
숙소에 자전거를 고이 모셔뒀다가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마침내 시작의 날이 밝았다. 출장에서 얻은 식품들로 요기를 하고 채비한 뒤 7시 반쯤 출발했다.
숙소에서 영산강하구둑인증센터까지는 시내 구간에 신호등이 많아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1시간 정도 걸려 도착했다.
오랜만에 국토종주자전거길 도장을 찍었다.
바로 뒤에 공중화장실도 있다.
여기부턴 영산강자전거길이라 훨씬 나았다. 공사로 중간중간 우회로가 있긴 했지만 신호등이 없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열심히 달리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왜가리를 마주치고 강과 논을 원 없이 봤다.
느러지인증센터 근처에 다다라 트럭에 타고 계신 어떤 아저씨가 자전거, 내 여행 등에 대해 이것저것 물으셨다. 열심히 답변을 드렸더니 갑자기 드시던 오징어를 쭉 찢어 주셨는데 참 맛있었다. 여행의 묘미랄까.
느러지관람전망대에 가니 12시쯤 됐다. 한반도 지형을 내려다보니 꽤 멋졌다. 그런데 정작 인증센터를 못 찾고, 지도도 자꾸 이상하게 알려줘 은근 높은 정상을 두 번 오르내렸다. 그렇게 그 인근에서만 거의 30분을 헤매며 진을 빼다 간신히 인증센터를 찾았다.
다시 달리다 보니 앞서 정신이 없긴 했는지 짐받이에 쓰는 고정하는 줄이 하나 없어졌다. 열심히 달려 죽산보인증센터에 가니 어느덧 2시가 넘었다. 확실히 영산강자전거길이 보급할 데가 정말 없긴 하더라. 다행히 근처 캠핑장 매점이 있대서 갔는데 컵라면 하나에 3천 원인가 그렇고 사장님도 안 계셔 그냥 다시 달렸다.
다니다 버스 정류장 이름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자란 평촌이란 지명부터 자살이라는 조금 섬뜩한 이름까지 봤다.
힘을 짜내서 영산포에 도착해 식당에 가서 모듬국밥을 시켰다. 4시 가까워 먹는 사실상 제대로 된 첫끼여서 감격스러웠다. 영산족발뼈해장국의 국밥은 진한 국물이 아니라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전라도 풍미가 가득한 김치와 곁들여 맛있게 먹었다.
먹고 나오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고 안장이 꽤 젖어 있었다. 홍어 냄새가 가득한 거리를 뒤로하고 다시 페달을 밟았다.
열심히 달리는데 빗방울이 점점 굵어져 결국 일회용 우비를 꺼내 입고, 가방에 레인커버를 씌웠다. 그렇게 빗길을 달려 승촌보인증센터 가니 5시 반이 좀 안 됐다. 도장을 찍고 고민하다 상무지구에 가장 저렴한 모텔을 예약하고 다시 출발했다. 승촌보편의점이 있어 뭘 좀 먹을까 잠시 고민도 했는데 해가 지기 전에 가는 걸 선택했다.
생각보다 광주 외곽 구간이 길었지만 시내가 보이니 안도감이 들었다.
7시쯤 광주 상무지구에 위치한 발렌시아 모텔에 도착했다. 가뜩이나 목감기가 있는데 비를 맞아 바로 씻고 다시 나왔다.
상무지구는 듣던 대로 번화가였고 사람이 많았다. 맛집이라는 산쪼메에 가 산쪼메라멘을 맛있게 먹었다.
5.18을 앞두고 있는 시기여서 5.18 기념공원을 찾아 잠시나마 걸으며 내심 애도를 전하기도 했다.
숙소 앞 편의점에서 사이다와 고래밥 사서 숙소 와 과음(?)하며 피로를 풀었다. 보고 싶던 영화 '작은 아씨들'을 졸면서 보고 그대로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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