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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자전거길_2일 차_광주·담양_미풍해장국 광주상무점·담양대나무숲인증센터·담양 오일장·담양대나무축제·메타세쿼이아인증센터·담양댐인증센터·담양호·낼름·담양공용버스터미널기행/자전거 2024. 7. 26. 22:53
이른 아침 일어나 미풍해장국 광주상무점에 가 해장국을 먹었다. 본점이 제주도에 있는데 상무지구 맛집으로 리뷰가 많더라. 향이 라면처럼 자극적이었는데 맛도 그랬다. 좀 매웠지만 맛있게 잘 먹었다. 후식으로 감귤 슬러시와 자판기 커피까지 야무지게 챙겼다.
숙소로 돌아와 준비하고 9시 반쯤 출발했다.
해태 타이거즈 그리고 기아 타이거즈의 고장이라 그런지 자전거길 근처로 야구를 즐기는 분들이 유독 많이 보여 신기했다.
1시간쯤 달려 담양대나무숲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이름과 달리 아직 대나무숲은 보이지 않는다. 믹스커피와 쿠키로 충전하고 다시 가려는데 무당벌레가 길벗이 되어 주었다.
다시 달려 담양에 들어서니 마침내 대나무숲도 보이고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졌다.
시내에 가니 담양 오일장과 담양대나무축제가 맞물려 사람이 엄청 많았다. 그야말로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담양 시내에서 들어서면 영산강 강변에 국수 가게들이 줄 지어 있는 담양국수거리가 있다. 그중 제일 유명한 진우네집국수에 가려고 했는데 웨이팅이 길어 담양현재국수에 가서 약계란과 비빔국수를 먹었다. 맛은 내 입맛엔 맵고 짰다. 그래도 야외에서 나름 낭만적인 식사를 즐겼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다시 페달을 밟았다. 죽녹원, 관방제림을 비롯해 유명한 관광 명소를 지나치는 길이 정말 아름다웠다.
다만 축제 부스로 아예 자전거길을 막힌 구간이 꽤 많았다. 불가피할 수도 있지만 자전거길도 길인데 개인적으론 좀 너무하다는 생각을 했다.
20분쯤 달려 메타세쿼이아인증센터에 도착했다. 바로 옆 메타세쿼이아길도 살짝 구경했는데 차가 없으면 둘러 보긴 어려운 길이었다.
거기서 한 20분 더 달리니 마침내 이번 영산강자전거길 종주의 목적지인 담양댐인증센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늘 그렇듯 허무함과 뿌듯함이 함께 느껴진다. 거기까지 간 김에 조금 더 달려 담양호까지 가기로 했다.
약간의 오르막을 거쳐 금방 담양호에 가니 시원한 경치가 펼쳐졌다. 하지만 이미 지쳤기에 금방 다시 발길을 돌렸다.
시내로 향하다 우연히 아스팔트 길 위에 있던 남생이를 발견하고 강가 쪽으로 옮겼다. 오며 가며 뱀이나 벌레는 많이 봤는데 남생이는 처음 봐 신기하고 반가웠다.
우연히 숨겨진 대나무숲을 발견하며 자전거 여행의 묘미를 끝까지 만끽하기도 했다.
다시 복잡한 시내를 지나쳤다. 아까보다 사람도, 차도 더 많아져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사실상 여정을 거의 마치고 낼름이란 가게에 가서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좀 쉬었다.
버스 탑승 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 로또를 사고 근처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려다 보도블록에 걸려 넘어질 뻔 했다. 다행히 자전거에서 뛰어내리듯 착지해 낙차와 사고는 피했다.
담양공용버스터미널에서 기다리며 삼각김밥과 밀키스 딸기바나나맛 맛보며 기다리다 5시 10분 서울행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중간에 정안알밤휴게소 들렀다가 8시 50분쯤 서울 센트럴 시티 터미널에 도착했다. 조부모님과 아버지의 고향이 자리한 전라남도엔 괜스레 친밀감을 느낀다. 오랜만의 지방 출장을 마치고 그곳에서 짧은 여정을 즐기며 여러모로 감회가 새로웠다. 2년 전 쓰린 마음을 달래려 자전거로 떠났다가 뜻밖에 흉터만 더한 뒤 한동안 자전거 여행은 자제했었는데, 용기 내어 움츠렸던 가슴을 다시 펴니 두 바퀴로 곳곳을 누리는 기쁨이 반겼다. 개인적으로 마침 또 급작스러운 갈림길에 서게 되어 머리가 복잡했는데 포기하지 않는다면 길은 어떻게든, 어디로든 끝끝내 이어진다는 걸 기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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