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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자전거길·금강자전거길_3일차_대전_신탄진역·무궁화호 자전거석·용산역·인덕원역기행/자전거 2022. 5. 14. 19:49
뒤늦게 섭취한 카페인 때문인지 독한 냄새 때문인지 밤새 뒤척였다. 결국 6시 조금 지나 일어났다. 어제 사 온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아침으로 먹으며 유튜브를 TV로 봤다. 방 안에 다리 마사지기가 있어 그것도 조금 써보고 나름의 모캉스를 즐겼다.
9시 20분쯤 나와 신탄진역으로 향했다. 계획대로면 오늘 군산까지 가는 거였는데 인생 참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다. 자전거 사고의 특성상 정말 크게 다칠 수도 있었기에 이 정도로 돌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도 어렵게 낸 시간이었고 날이 참 좋아 아쉬웠다.
조금 기다려 9시 55분 용산행 무궁화호 열차에 탑승했다. 무궁화호 자전거석을 예매하면 4호차 카페칸에 자전거 거치대를 사용하며 3호차 지정 좌석에 탑승이 가능하다. 하지만 분명 자전거석으로 예매했는데 이미 자전거 거치대가 꽉 차있었다. 원칙적으로는 자전거석으로 예매한 사람에게 주차권이 있기에 일종의 비양심 주차였다. 당황스러웠으나 현실적으로 주인을 찾기 어려워 그냥 빈 공간에 본의 아닌 불법 주차를 했다.
미리 예매한 지정 좌석으로 돌아가 내심 마음을 졸이며 11시 40분쯤 용산역에 도착했다. 계속 마음은 불편했지만 무사히 도착했다.
근처 신용산역을 통해 4호선으로 갈아타고 인덕원역에 오니 12시 30분이다. 아무리 봐도 정말 자전거 타기 딱 좋은 날씨였다. 가기 전엔 역 안에서 한 손으로 자전거를 번쩍번쩍 들었는데 올 때는 부상으로 엉거주춤하게 다녔다. 딱히 뭘 얻으려고 떠난 여행은 아니었지만 당분간 잃은 건강이 실감되니 조금 씁쓸했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두 바퀴로 마주한 길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다시금 타성에서 벗어나도록 도왔다. 일상적인 세계 밖 세상에 나를 내던지며 이런저런 환기가 많이 됐다. 비록 뜻밖의 사고로 생각보다 이르게 여정을 마쳤지만 낯선 도시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고향 친구와의 만남이 반가운 위로로 남았다. 타지에 뿌리내린 모습이 멋지고 대견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상처가 계속 쿡쿡 쑤셨지만 덕분에 요즈음 나를 괴롭히던 마음의 통증이 생각보다 별거 아니란 걸 깨닫기도 했다. 역시나 젊어서 산 고생은 치른 값보다 얻은 게 훨씬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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