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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_불안의 나무에서 숲까지 이르는 가이드북문화생활/책 2021. 1. 10. 22:30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기에 가장 만연한 상태 중 하나를 꼽으라면 불안이 아닐까? 이 책을 읽게 되며 새삼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동시에 정작 불안이 무엇인지, 왜 느끼는지에 대해선 잘 모른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참고로 불안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과 몸이 편치 않은 느낌 정도이다. 동시에 심리학에선 특정한 대상이 없이 막연히 나타나는 불쾌한 정서적 상태 혹은 안도감이나 확신이 상실된 심리 상태라고 정의한다.
저자 알랭 드 보통은 불안의 원인으로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을 꼽는다. 또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란 키워드를 제시한다. 개인적으로 능력주의 프레임으로 불안의 원인을 서술하는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난의 원인이 개인의 능력으로 치부되고 또 자본가들은 특권에 대해 당위성이 부여된다면 불안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렇게 거시적인 측면에서 불안을 바라보니, 미시적 측면도 여러모로 이해가 됐다. 또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나의 불안’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 많았다. 먼저, 자본주의 혹은 자유란 이름으로 포장된 가치가 나의 불안을 촉진하고 있었다. 나의 노력에 따라 지위, 타인의 기대 등을 충족시키고 ‘준거집단’에 이를 수 있다는 생각 자체에 대한 의심을 상기하게 됐다. 동시에 내가 가치 혹은 필요로 여겼던 것들이 단순한 선망 혹은 욕구가 아닐지 되돌아보게 됐다. 물론 지금의 체제를 비롯해 우리의 모든 선망이나 욕구가 전적으로 잘못됐고 그로 인해 내가 불안을 떠안게 됐다는 결론은 아니다. 그럼에도 다소 막연했던 불안을 잘 알고 직시할 때, 삶의 더 큰 부분에서 보다 나은 존재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그를 위한 변화가 개인의 인식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관점도 흥미로운 역설로 다가왔다.
- 불안
- 국내도서
- 저자 :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 정영목역
- 출판 : 이레 200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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