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
2024 래드윔프스 내한 공연, RADWIMPS WORLD TOUR 2024 “The way you yawn, and the outcry of Peace” in Seoul문화생활/공연 2024. 7. 29. 21:08
서투른 진심이 닿길 바라던 소년은 번번이 바람과는 다른 전개에 어느덧 기대조차 자제하는 아저씨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순수한 마음을 지키며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담론들을 참 좋아한다. 특히 그의 재난 3부작에 나오는 래드윔프스의 노래는 영화의 감동을 배가하고, 그 자체로도 못지않은 울림을 준다. 내한 공연 소식을 듣고 용기 내어 홀로 스탠딩석에 다녀왔다. 비를 뚫고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 4시 40분쯤 도착했다. 비가 꽤 많이 와 우산 아래 스탠딩 대기를 기다리다 5시 15분쯤 입장했다.홀로 와 기다리는 시간 동안 콘서트 메이트들과 메신저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6시 넘어 공연이 시작됐다. 전전전세(前前前世)를 시작으로 愛にできることはまだあるかい(사랑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
-
아이유(IU) - 아이와 나의 바다(My Sea)문화생활/음악 2024. 6. 21. 20:33
부끄럽지만 나는 무언갈 간절히 바라는 일을 가급적 지양한다. 살면서 그런 바람들은 대부분 이뤄지지 않았고, 또 가슴에 쓰린 후폭풍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보통 몇 년 주기로 그걸 까맣게 잊거나, 혹은 잊게 하는 어떤 바람들이 일어난다. 뜻밖의 부서 이동을 앞두고 또 한 번 마음이 고공에서 추락했다. 마침 생일 주간이었기에 참 최악의 생일 선물(?) 같아 괜히 더 아프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나의 바닥을 마주한다. 사는 일이 참 도돌이표 같다. 지금은 조금 지겹고, 지치지만 살아야겠지. 여러모로 가난하고 부끄러운 순간이다. 역설적이지만 덕분에 사랑하는 이들의 소중함을 한 번 더 깨닫기도 한다. 나아가는 일이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일지 모르지만 잠시 숨을 고르고 또 가 보자...*
-
서울시립미술관_구본창의 항해문화생활/전시 2024. 5. 6. 16:52
지난 3월, 어머니와 전을 보기 위해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 다녀왔다. 어머니는 자꾸 내게 같이 와 줘 고맙다고 하시지만 나야말로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다.구본창 작가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현대 사진가 중 한 명이다. 유다빈밴드의 동명의 대표 곡이 떠오르는 이번 전시는 그의 회고전으로 소년 시절부터 현재까지 수집한 여러 사물과 다양한 작품 등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애정하고 존경하는 헤르만 헤세, 파울로 코엘료 등 여러 형님들의 이야기도 같이 마주할 수 있었다.거장들은 대부분 각자 자기만의 고유한 예술 세계가 있고, 보통 그 세계는 언어로도 정립되어 있는 것 같다. 무료임에도 볼거리가 풍성했다. 동시대에 살아있는 거장의 삶을 함께 거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나 의미 있었다.간 김에 전과..
-
이클립스(ECLIPSE) - 소나기 (선재 업고 튀어 OST Part 1)문화생활/음악 2024. 5. 5. 22:58
얼마 전 본 웹툰에서 스스로 깎아내리는 건 내가 나를 너무 사랑해서 선수를 치는 거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 부분이 꽤나 경종을 울렸다. 나는 평소 연애에 대해 자학 개그를 즐겨 하는데 이게 일종의 방어기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뒤늦게 했다. 마침 지인들과 소소하게 회자되었던 영상 중 하나는 피식대학의 '너드학개론: 사랑'이었다. 정재형 님이 유머로 승화한 콘텐츠에 담긴 내용들은 처음엔 웃겼으나 점점 미소를 앗아갔다. 가까운 지인은 나를 보고 자학형과 돌진형이 융합된 순정형 인간(?)으로 정의했다.딱히 설렐 일이 없이 씁쓸함을 느끼던 차에 우연히 요즘 핫한 '선재 업고 튀어'라는 드라마를 정주행했다. 첫사랑물 처돌이(?)로서 '그 해 우리는' 이후로 오랜만에 가슴 뛰는 이야기를 만났다. 친한 친구는 이 ..
-
김나영 - 봄 내음보다 너를문화생활/음악 2024. 3. 31. 23:41
부푼 꽃봉오리와 활짝 핀 봄꽃들이 또다시 찾아온 봄을 절감하게 한다. 계절의 온기를 틈타 늘 보고 싶은 사랑이 형과 별이를 비롯해 몇몇 이름들을 떠올리게 됐다. 가수 김나영은 반려견과의 추억을 이렇게 아름다운 목소리로 담아냈더라. 덕분에 짙은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위로받곤 한다. 함께 벚꽃길을 산책하던 길부터 홀로 겹벚꽃의 꽃말을 떠올리던 일까지 모든 순간이 지나간 듯 내 안에 살아 숨 쉰다. 사실 어떤 봄 내음보다 너희가 너무 그립다. 다시 만나는 날까지 오래오래 소중히 간직할게. 이번 주엔 봄처럼 해사한 조카가 태어났다. 반갑고 기뻤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고 아직 묘한 기분이 든다. 삶이란 어쩌면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운명 속에 감내해야 하는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그러..
-
DAY6(Even of Day) - 역대급(WALK)문화생활/음악 2024. 1. 24. 21:22
인생이 일종의 정반합의 끊임없는 반복 같다고 생각한다. 요즈음의 나는 딱히 달라진 게 없는데도 많은 이들의 사랑에 힘입어 일시적인 안온을 누리고 있다. 주어지는 상황은 물론 내 마음조차 맘 같지 않은 게 인생이지만 그럼에도 선택이 가능한 순간이 있다. 스스로 원망하던 때늦은 순수나 원치 않고 샘솟던 진심도 이젠 그러려니 한다. 어차피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삶에 풍화되며 때묻고 있다. 이제는 감사로 주어진 시간에 더 많이 행복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능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뿐이다. 어차피 매번 역대급일 테니 정신 차리고 계속 걸어야지.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_동녘에서 거닐다: 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문화생활/전시 2024. 1. 22. 23:26
연말에 해외여행을 갈까 했는데 고민하다 타이밍을 놓쳤다. 귀한 평일 휴가가 아까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갔다.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을 보기 위해 찾았는데 무려 무료 전시다. 미술관의 소개를 인용하면 동산방화랑의 설립자 동산(東山) 박주환(1929-2020)이 수집하고 그의 아들 박우홍이 기증한 작품 209점을 볼 수 있는 전시다. 1961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표구사로 시작한 동산방화랑을 통해 수집된 한국화 154점, 회화 44점, 조각 6점, 판화 4점, 서예 1점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평일 미술관에 오면 때때로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다. 유독 사람도 없고 한국화가 많아 왠지 숲속을 거니는 듯한 기분까지 느껴지는 묘하고 벅찬 시간이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내가 그린 그림이 영상으로 투사되는 ..
-
2023 서울디자인페스티벌(SDF)문화생활/전시 2024. 1. 21. 23:48
업무 덕에 3년 연속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찾았다. 어느덧 제22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라고 한다. 현대자동차 부스에선 포니가 반긴다. 얼마 전 갔던 '포니의 시간'이 떠올라 괜히 더 반가웠다. 내가 찾은 시간만 그랬을 수도 있지만 뭔가 작년보다 사람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그래도 협력 업체(?)들에 인사드리고 새로 함께할 만한 곳들과 짧게나마 말씀도 나눴다. 커피를 마시니 칵투스 컵이라고 아마도 선인장을 활용한 소재로 만든 다회용 컵을 줬다. 가치 소비 붐은 온다(?). 여러 기업들의 부스를 보며 나름의 인사이트도 얻고 무엇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을 대면할 수 있어 값졌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