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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빠니보틀x연봉인상 유기견 봉사 '빠니보개'봉사 이야기/국내봉사 2024. 5. 19. 22:17
수영이도 복도 많지. 최애 크리에이터인 빠니보틀 님과 2022년 연탄 봉사, 2023년 볼런투어에 이어 올해는 함께 유기견 봉사를 같이했다. 이번에도 연마다 봉사를 늘리는 사회 초년생들의 단체, 연봉인상의 기획으로 팬미팅과 봉사를 겸한 행사였다. 꼭 한 번 해보고 싶던 유기견 봉사를 이렇게 하게 됐다. 보통 유기견 봉사는 봉사자들이 약간의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엔 빠니보틀 님의 기부와 연봉인상 그리고 후원사들 덕분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었다. 별이와 사랑이 형을 무지개다리 건너로 보낸 뒤 마음만 있고 선뜻 행하지 못했는데 고마운 빚을 졌다. 100여 명의 봉사자들이 반포한강공원에서 모여 9시쯤 출발했다.
봉사지는 사단법인 코리안독스에서 운영하는 레인보우쉼터였다. OT를 받은 뒤 방진복을 착용하고 11시 넘어서 봉사가 시작됐다. 개똥을 치우고, 대형견들의 쉼터를 보완할 흙을 푸고 나르다 개들과 조금 놀다 보니 금세 오전이 다 갔다. 이전에 다른 연봉인상 봉사에서 함께했던 봉사자가 같은 조가 되어 반가웠다. 그리고 이전 빠니보틀 봉사에서 얼굴만 알았던 봉사자와는 처음으로 얘기를 많이 하며 봉사를 매개로 친해졌다. 유명 유튜버인 영알남 승준님과 같이 삽질을 하고 얘기를 하는 것도 개인적으로 신기한 경험이었다.
견공들의 견생을 감히 헤아릴 순 없으나 확실히 내향적인 친구들은 오히려 눈에 띈다. 괜히 옆에 자리를 잡고 내향적인 플러팅(?) 혹은 응원을 건넸다.
스킨십을 허용하는 개들과는 나름의 카밍 시그널과 내가 알고 있는 개와 노는 법을 최대한 활용했다. 마음을 다해 조금이나마 이 시간이 그들에게 즐겁고 행복하기를 바랐다. 사실 덕분에 내가 참 행복했다.
점심시간엔 코리안독스 대표님의 배려로 해피빈에서 모금 중인 소망이를 만나 잠시나마 응원을 전했다. 직접 보고 나니 마음이 찡해 봉사를 마치고 개인 SNS로 모금함을 홍보하며 조금이나마 기부를 했는데, 지인도 기부를 했다는 얘기를 전해 줘 고마웠다.
점심은 후원사 패밀리타운의 기금으로 샌드위치 혹은 핫도그와 아메리카노 혹은 아이스티를 먹을 수 있었다. 소망이랑 놀다 조금 늦게 가니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샌드위치만 남아 있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의 노고로 얻어먹는 식사일지 가늠되진 않지만 덕분에 맛있고 든든한 한 끼를 즐겼다.
식사를 마칠 즈음 평소 즐겨 보는 여행 유튜버 채코제 님과 사진을 찍는 줄이 생겨 나도 슬쩍 같이 찍었다. 여담이지만 실제로 뵈니 정말 잘 생기셨다. 마침 내가 그 다음 주에 태국 여행을 앞두고 있어 그 얘기를 하며 짧은 라오스어를 나눴던 것도 뜻밖의 추억으로 남았다.
오후엔 대형견들과 다시 놀아주는 걸로 봉사가 시작됐다. 일정상 좀 친해질 즈음 대형견들의 집 위치를 조정한 뒤, 소형견들이 모인 곳으로 옮겼다.
소형견 쉼터에선 사랑이 형, 별이를 떠올리게 하는 갈색 푸들 한 마리가 바로 눈에 들어왔다. 늙고 아파 보이는 갈색 푸들에 홀린 듯 다가가 주어진 이십 여분의 시간을 오롯이 함께했다. 다른 개들도 조금씩 다가와 줘 온기를 나누고 나오는데 내심 너무 울컥하고 발걸음이 잘 안 떨어졌다. 오랜만에 소록도에서 봉사의 순수한 기쁨을 누리던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묘한 기분이었다. 그럭저럭 어른이 되며 쌓인 여러 방어 기제가 무장 해제되고 그저 봉사로 이어진 존재들의 행복만을 간절히 바랐다.
어느덧 그렇게 한나절의 유기견 봉사가 마무리됐다. 개인적으로 다스한 날씨를 틈타 사랑이 형과 별이를 더 자주 떠올리던 시기에 대학 시절 봉사를 매개로 가장 긴 추억을 쌓은 동생이 소천했기에 가슴이 좀 헛헛했었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계절이 조금 야속하던 봄날, 최애 크리에이터 그리고 애정하는 봉사 단체 덕에 꼭 가고 싶던 유기견 봉사에 함께할 수 있었다. 못나고 못된 사람들 때문에 갈 곳을 잃었던 천사들과 함께하며 꿈처럼 행복했지만 동시에 슬프고 미안했다. 나눌수록 더 커지는 사랑의 원리를 알면서도 자꾸만 잊는다. 그럼에도 타인의 선한 영향력과 안온한 마음들 그리고 사랑 그 자체인 존재들 덕분에 가슴 가득 봄기운을 완연히 채웠다.
봉사 일정을 마친 뒤, 빠니보틀 님이 사비로 회식을 사 주셨다. 생 소갈비, 돼지고기 특수 부위 등으로 은혜롭게 먹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우리 테이블은 다른 곳보다 적은 인원으로 시작했는데 그마저도 한 분은 금방 가셔 다른 분과 하루 종일 의지하며(?) 끝까지 버텼다. 덕분에 대.재.한.과 잠시나마 대화도 하고 체코제님이 주신 숙취 해소제를 받는 호사도 누렸다. 함께한 동지가 인플루언서 분들을 잘 아셔 덕분에 장성엽 님, 개조이 님과 사진도 찍었다. 빠니보틀 굿즈에 사인도 받고, 적당한 시간 파했음에도 괜히 아쉬운 마음과 동시에 충만함을 느끼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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