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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여름휴가_3일차(3)_상주_상오리 맥문동 솔숲·문경 쌍룡계곡 (feat. 아무튼, 상주)기행/국내 2021. 10. 11. 14:28
배를 든든히 채우고 상오리 맥문동 솔숲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먼 곳에 있어 1시간 정도 이동했다. 무지렁이라 맥문동이 특정 동을 의미하는 지명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식물의 이름이었다. 생각보다 작은 공간을 보라색 꽃과 소나무가 빽빽이 채우고 있었다.
이어 방문한 문경 쌍룡계곡은 생각보다 컸고 인파가 많아 놀라웠다. 평상을 빌려두셔서 거기서 쉬며 준비해 주신 과일을 먹는 분들이 많았다. 나는 계곡에 발 담가 보고 혼자 계곡을 거슬러 오르다 큰 바위 위에 앉아 잠시 사색에 잠겼다.
옹골찬 하루를 보내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다른 숙소의 루프탑에서 저녁으로 상주에서 난 채소와 삼겹살을 먹었다. 진짜 하나하나 너무 맛있었다. 함께 만든 샤인머스켓 케이크도 먹어봤는데 기똥찼다.
저녁식사로 공식적인 일정을 마치고 아쉬움에 몇몇 분들과 밤마실을 나섰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짧은 시간에 이렇게 정서적 친밀감을 높인 건 정말 오랜만에 겪는 일이었다. 어렵게 조금은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쉽게 멀어지곤 했던 30대의 상처에 연고 같은 상황이었다. 무덤덤하게 넘기는 것과 상처를 받는 건 별개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일행 중 한 분의 제안으로 티백을 사기 위해 나온 거였는데 근처에 있던 새아리랑마트엔 우리가 찾는 상품이 없었다.
덕분에 밤의 북천을 지나 상주 시내에 가까워졌다. 내를 사이에 두고 이토록 목가적인 풍경과 도시적인 풍경이 공존한다는 게 신기했다. 시내 편의점에서 마테차 티백을 사고 돌아오는 길에 강변 운동시설에서 잠시 해맑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테차가 이렇게 맛있었나 생각하며 더부룩한 속을 다스렸다. 더불어 마음에 힘이 되는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 몇몇 분이 태블릿PC로 오목을 뒀다. 오신 분 중 프로 바둑 기사가 계셔 일행 중 한 분이 호기롭게 대전을 신청해 즐겁게 시청했다. 오목과 바둑은 다른 종목이기에 도전자가 승리했고 어쩌다 내가 그 승리자를 이겨 최강자(?)가 됐다. 여러모로 오랜만에 느끼는 순수한 즐거움을 누리다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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