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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만 여행_3일차(1)_화롄(타이루거 협곡 트래킹)_사카당 트레일기행/해외(아시아) 2021. 5. 29. 20:41
먼 길을 떠나야 하는 날, 아침 5시 30분에 기상했다. 일어나자마자 바로 준비를 마치고 6시 즈음 나왔다. 아직 거리가 고요하다.
근처 편의점에서 찐만두로 요기하고 역으로 향했다.
화롄행 열차를 타고 6시 30분 즈음 출발했다.
아침에 사 둔 삼각김밥과 오늘 내내 함께할 일명 화장품 통 밀크티, 춘추이허 밀크티로 속을 든든히 했다.
하루 종일 걸을 작정이었는데 비가 많이 와 좀 걱정이 됐다. 하지만 들뜬 여행자는 생각보다 강하다. 1시간 정도 졸다가 깨어 창밖을 구경하고 일정을 검색하며 불안에 잠식되지 않았다.
펼쳐지는 풍경이 다채롭고 정겨웠다.
여행 중 또 다른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었다.
3시간에 달하는 나름 긴 여정 끝에 화롄현에 도착했다. 대만 동부에 위치한 화롄현은 현 중에 가장 면적이 넓지만 인구는 가장 적은 곳이다. 역 근처에는 사람이 꽤 북적였다. 이곳까지 온 이유는 대만의 절경 중 하나인 타이루거 협곡(Taroko Gorge) 트래킹을 위해서다. 해발 2,000m가 넘는 고지대에 자리한 대리석 계곡은 아름다움을 보존하기 위해 타이루거 국가공원(Taroko National Park)으로도 지정되어 있다. 워낙 유명한 곳이니 일일 택시 투어나 관광버스 등 교통수단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그보다 자유도가 높고 가성비도 좋은 버스 1일권을 샀다. 대중교통인 타이완 하오싱 버스를 하루 종일 자유롭게 탈 수 있는 방식이다. 다만 배차가 거의 1시간에 달해 스케줄을 잘 짜야 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편의점에서 음료와 식량을 조금 더 사고 10시 버스를 탔다! 원래 생각했던 시간에 탑승해 첫 단추를 잘 꿰었다고 자평했다. 여행에서 이 정도도 내 마음대로 안될 때가 허다하니까...* 40분 정도 열심히 달려 첫 코스인 사카당 트레일(Shakadang Trail)에 도착했다. 비가 와 안개가 자욱하다.
물이 너무 청량하게 흘렀다.
흐린 하늘을 뚫을 듯한 푸르름이 대지에 가득하다.
이 코스는 원래 원주민이 다니던 길을 일본군이 넓혔다고 한다. 아직 화롄현에 대만 원주민들이 많이 산다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대를 잃어 살아온 터전을 잃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과는 별개로 정말 아름다운 길이었다. 얇은 비닐 우의 하나에 의지해 다니던 나에게 쉴 곳이 되어준 지붕도 있었다.
맘 같아선 여유롭게 거닐고 싶었는데 버스 배차를 계속 신경 쓰며 조금은 서둘러 다녀왔다.
원래 이 코스만 4~6시간 정도 걸을 수 있다는데 내가 스스로 정한 일정은 왕복 1시간 정도였다. 다른 곳들도 보고 싶은 욕심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돌아나가는 길에 다시 한번 이곳의 아름다움과 그로 인해 내가 느낀 충만함을 눈과 마음으로 담아본다.
이상하게 같은 길이어도 대부분 갈 때보다 올 때 더 빠르게 느껴진다. 좋은 길일수록 아쉬움이 크다. 금세 입구에 다다랐다.
한 50분 만에 다시 정류장으로 돌아왔다.
지나온 길과 가야 할 길을 가늠해 본다.
버스를 기다리며 미리 사놓은 김밥과 밀크티로 1차 충전을 했다. 춘추이허 밀크티는 병의 색깔만큼이나 맛이 다양해 이것저것 다 먹어보는 즐거움이 있다. 어느새 12시가 다 되어 사실상 점심 식사다. 편의점 표 인공적인 감칠맛이 강했지만 시장이 반찬이라 맛있게 먹었다.
12시 5분에 버스가 와서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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