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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이탈리아 기행_7일차(3)_로마_포폴로 광장·핀초 언덕·판테온·타짜 도로 커피·지올리티·나보나 광장기행/해외(유럽) 2020. 11. 1. 23:32
로마는 확실히 볼거리가 많았다. 걷다가 마주한 이 멋진 건물은 로마의 성공회성당(All Saints' Anglican Church Rome)이란다!
이어 도착한 목적지는 민중의 광장을 뜻하는 '포폴로 광장(Piazza del Popolo)'이다. 로마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광장 중 하나이다. 광장 중앙에는 높이 36m의 오벨리스크가 있는데, 무려 기원전 3세기의 것으로 존엄하기로 유명한(?)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가져왔다고 한다. 이집트의 유물에 십자가라니.. 너도 참 기구하구나..!
광장에는 2개의 쌍둥이 빌딩(?)이 나란히 있다. 둘 다 교회인데, 왼쪽부터 산타 마리아 데이 몬테산토 교회(Santa Maria dei Montesanto)와 산타 마리아 데이 미라콜리 교회(Santa Maria dei Miracoli)다. 내가 갔을 때는 아쉽게도 오른쪽 쌍둥이가 보수 공사 중이었다.
포폴로 광장의 한편에는 옛 로마의 북쪽 관문 역할을 했던 '포폴로문(Porta del Popolo)'과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Santa Maria del Popolo)이 함께 위치해 있다. 성당 이름의 뜻도 '민중들의 성모 마리아'라니 그야말로 콘셉트에 충실하다.
포폴로 광장을 찾은 이유 중 하나는 광장 옆에 위치한 핀초 언덕(Passeggiata del Pincio)과 전망대(Terrazza del Pincio)였다. 1810년에 완성됐다는 테라스는 그 자체로도 아름다웠다.
언덕에 오르면 로마 전경이 펼쳐진다. 해 질 녘에 특히 아름답다던데 한낮의 풍경도 정말 눈이 부셨다!
뒤쪽으로는 무려 1605년에 조성된 보르게세 공원(Villa Borghese gardens)이 있었다. 나는 얼핏 보고 들어가진 않았다.
로마의 전경을 마음에 담고 찾은 곳은 바로 판테온(Pantheon)이었다! 남다른 아우라를 내뿜는 이 건축물을 기원전 27년에 처음 지었다니 정말 대단하다! 내가 이곳에 직접 왔다는 게 너무 감개무량했다. 로마의 모든 신들을 위해 지어진 신전으로 판(Pan)은 그리스어로 '모두'를 뜻하고, 테온(Theon)은 '신'을 뜻한다고 한다. 지금 건물은 대화재로 한 번 전소됐던 것을 서기 120년 경 다시 지은 것이며, 이탈리아의 국가적 영웅들이 묻혀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어딜 가나 사람이 많은 로마지만 이곳에 특히 많았다.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도 그를 압도하는 건축물의 웅장함이 정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신기하게 돔 중앙에 채광을 위한 구멍이 있었다. 벽면에 창문이 없고, 별도의 조명이 없는데도 환한 내부를 자랑했다. 약간 경주의 석굴암이 떠오르는 부분이었다.
판테온은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와 무덤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거장 화가 라파엘로와 이탈리아의 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도 만날 수 있었다. 현재는 가톨릭 성당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유서 깊은 역사만큼이나 층층이 쌓인 이야기가 엄청난 아우라를 자아내는 것 같다.
판테온에서 나와 근처에 위치한 타짜 도로 커피 (La Casa del Caffè Tazza d'Oro)에 가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셨다. 0.9유로밖에 안 하는데 맛도 좋았다! 다만 나한테 세상 무뚝뚝하던 점원이 바로 뒤 한국 여인들에겐 한국말로 다정하게 대답해 '이것이 말로만 듣던 이탈리아 남자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카페인 충전을 마친 뒤에 로마 3대 젤라또 중 하나이자 무려 1890년에 설립된 '지올리티(Giolitti)'에 갔다. 주문하는데 컵으로 먹을지 콘으로 먹을지도 안묻고 크림 유무도 안 물어봐 좀 벙쪘다. '수박/리조' 맛을 먹었는데, 맛은 있었지만 기분이 껄쩍지근했다.
간식 타임을 마치고 나보나 광장(Piazza Navona)에 갔다. 고대 로마시대에 형성된 광장이 시대별로 여러 형태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나보나 광장은 멋진 분수로도 유명하다. 그중 베르니니가 설계한 피우미 분수(Fontana dei Fiumi)에는 각각 갠지스강, 나일강, 도나우강, 라플라타강을 상징하는 4명의 거인이 조각되어 있다. 정적인 물체에서 동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건 언제 봐도 참 신기하다.
조금 더 걸으면 넵튠 분수(Fontana di Nettuno)를 마주할 수 있다. 문어와 싸우는 포세이돈과 도망치는 말의 모습 등이 어우러져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조금 거리를 두고 바라본 광장은 분수 및 여러 건축물과 사람들이 어우러져 참 아름다웠다. 어느새 지기 시작한 해도 아름다움을 더했다.
문득 내 사진을 남기고 싶어 지나가는 어느 어르신에게 부탁드리니 구도를 다양하게 잡아주셨다. 잘 찍고 못 찍고를 떠나서 낯선 이에게 기꺼이 최선을 다해 호의를 베푸는 모습이 참 멋있었고 감사했다. 나도 저렇게 여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기에 가보니 불쇼로 버스킹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도 잠시 머물며 괜히 추임새를 더해보았다.
어느 곳에 가도 북적이는 인파와 함께 오랜 시간 살아 숨 쉬는 광장을 마주하며 로마의 여러 매력을 만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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