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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백영고 그리고 소록도봉사 이야기/국내봉사 2013. 2. 8. 21:19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로 나는 나의 대부분의 시간을 봉사에 쏟고 있다.
가끔 주위로부터 어쩌다 그렇게 봉사를 많이 하게 됐는지 계기에 대해 질문을 받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2006년에 소록도에서 있던 기억을 끄집어 내곤 한다.
독일 월드컵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았던 2006년 여름. 나는 고등학교 1학년생이었고 미션스쿨인 백영고등학교에 재학중이었다. 우리 학교에서는 매년 여름 소록도로 지원자를 추려 봉사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보통은 학교 내에 있던 기독교동아리들이 주축이 되어 팀원이 구성됐었다. 나는 당시 축구동아리인 '챌린저(ㅋㅋ)'에 있었지만 봉사시간도 채우고 막연히 소록도에 가보고 싶고,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어 지원했고 그 해 여름 나의 삶은 많은 부분 바뀌게 되었다.
전체적인 진행은 학기 중에 조금씩 준비를 하고 방학 때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7월즈음 그 뜨거운 열기를 가르고 당시 백영고 1,2학년에 재학 중이던 학생들은 소록도로 갔다. 형형색색의 짐을 보면 알겠지만 정말 그냥 고등학생들이었다.
봉사지에 도착한 이후론 소록도 한센시병 환자분들의 특성상 봉사활동을 하는 사진은 하나도 없다. 백영고가 기독교학교인만큼 소록도의 한 교회에서 묵으며 같이 예배도 드리고 그랬던 것도 기억난다.그리고 보통은 준비해간 팥빙수,팝콘 등의 주전부리를 어르신들께 나눠드리며 노래도 불러드리고 말벗도 해드리며 조별로 소록도를 돌았다.
이때 처음으로 봉사의 '맛'을 봤던 거 같다. 나는 정말 해드린게 하나도 없는데 너무 많이 배우고 받아가는 기분...고맙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송구스러웠지만 한편으론 싫지 않았던 거 같다. 내가 더 감사한 기분을 느끼며 안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어르신들에게 약속했다. 내년에 나는 2학년이니 다시 꼭 오겠다고...!
막연했던 한센시병에 대한 두려움은 어르신들과 얘기를 나눌수록 사라져갔다. 오히려 그 동안 그분들이 느끼셨던 사회로부터 냉대, 가족으로부터 상처 등이 나로 하여금 고개를 숙이게 했던 거 같다.그리고 조금은 그분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됐던 거 같다.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꽤나 오래전 일이라 막상 쓰려니 일일이 기억이 나진 않는다. 그럼에도 이렇게 기억에 남고, 기억을 하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 그 시간이 정말 좋았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도 17살 그 여름에 소록도에 갔던 건 정말 행운이었고, 운명적이었던 거 같다.
다같이 단체사진.
친구들과 당시 유행하던 스타리그 컨셉으로 찍었던 설정샷..풋풋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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