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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전쟁_바야흐로 미디어의 시대, 플랫폼 전쟁문화생활/책 2021. 1. 10. 22:12
(2018년에 쓴 글)
바야흐로 미디어의 시대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하루를 끝내는 시간까지 우리는 수많은 미디어에 노출된다. 그 안에서 수많은 플랫폼과 콘텐츠들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고, 그중 몇몇 승자만이 남는다. 그래서인지 ‘플랫폼 전쟁’이란 다소 자극적인 제목에 수긍이 갔다.
그런데 왜 제목을 ‘플랫폼’으로 한정 지었을까 궁금하던 찰나, 저자의 친절한 답변이 돌아왔다. 플랫폼이란 본래 특정 장치나 시스템 등을 구성하는 기초 혹은 골격을 의미했기에 콘텐츠와 미디어를 어우르지 못하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으나, 오히려 콘텐츠를 전달하는 독자적인 서비스 통로로서의 의미는 점점 더 확실해져 가기에 그렇게 사용했다고…!
확실히 우리를 둘러싼 미디어와 콘텐츠 그리고 플랫폼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일례로 10년 전만 하더라도 싸이월드의 아성이 무너질지 몰랐고, 또 그 자리를 대체한 페이스북이 일종의 언론으로서 자리매김할 줄 아는 이는 많지 않았으리라. 그 외에도 무궁무진한 예시들이 있을 만큼 미디어 환경은 빠르게 변해왔다. 그러한 특성으로 인해 나는 크게 두 가지 맹점을 가지게 되었다. 먼저 주변을 둘러싼 매체들을 온전히 알 수가 없었다. 너무 많은 플랫폼들이 스쳐가는(?) 통에 책의 필두에 나오는 ‘넷플릭스’에 관해서도 잘 몰랐다. 다만 미국에서 건너온 정액제 콘텐츠 이용 서비스(?)로 애매하게 정의하고 있었을 뿐이다. 두 번째 맹점으로는 앞으로의 미디어 환경을 예측하기 너무도 어렵다는 점이다. 넷플릭스가 기존 최강자였던 블록버스터를 누르고 산업의 모멘텀을 바꾸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6년이었다.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산업 환경을 바꿀 수도 있는 곳이 바로 이 ‘바닥’이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더욱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먼저, 2017년 기준의 따끈따끈한 예시들이 많아 좋았다. 그 예시들이 의식의 흐름을 타고 또 다른 예시로 넘어가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넷플릭스가 그랬구나]
특히 SVOD를 위시하여 전 세계 공략에 나선 넷플릭스 케이스를 보며 뒤늦게 ‘그랬구나’를 되뇌는 순간이 잦았다. ‘영화 ‘옥자’가 ‘콘텐츠 확보’와 ‘플랫폼 강화’ 사이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었구나…그랬구나…!’, ‘얼마 전 넷플릭스가 한국 첫 예능을 시작하며 방송인 유재석 씨를 섭외했다던데... 콘텐츠를 이렇게까지 지역맞춤으로 기획해나가고 있구나…’ 등등. 앞으로 너무 뒤늦게 그랬구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더 많이 안테나를 세워야겠다 생각한 부분이었다.
[중국은 어떠한가]
이어 만나게 된 중국의 텐센트, 아치이치 등 HALT WB도 쇼크였다. 막연한 ‘한류’ 속에 우리의 콘텐츠가 경쟁력이 있다고 안도하지 않았나 따끔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국기업들. 같은 시장 내에서도 각 조직이 가진 자원을 최대한 강화하여 차별성을 갖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면에서 한국콘텐츠 활용 여부로 차별성을 가진 ‘뷰’와 ‘훅’의 케이스도 기억에 남는다. 플랫폼으로서 ‘선택’에 따라 다르게 소구할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되새겨 주었다.
[그럼에도 중요한 건…*]
마지막으로 책을 통틀어 가장 인상 깊던 구절들을 인용하고 싶다. 넷플릭스의 테드 사란도스가 했던 말이다. “우리는 TV와 경쟁하지 않습니다. ‘메가트렌드’와 경쟁합니다.” 저자 김조한 씨는 기술의 발전 덕에 보다 많은 시청자가 콘텐츠를 볼 시간과 장소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지만 결국 근본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은 그 접근권이 아닌 ‘어떤 콘텐츠’라고 말한다. 아무리 이 ‘미디어판’이 손바닥 뒤집듯 빠르게 바뀌더라도 결국 본질은 정해져 있다는 얘기로 다가온다. 이 춘추전국시대의 난세영웅은 누가 될까?
- 플랫폼 전쟁
- 국내도서
- 저자 : 김조한
- 출판 : 메디치미디어 2017.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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