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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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Kim Dong Ryul) - 산책 (Stroll)문화생활/음악 2024. 10. 29. 21:42
어느덧 가을이 만연하다. 여느 때처럼 정신없는 나날 속에 금방 또 겨울을 앞두고 있다. 나름의 최선으로 늘 걷고 또 걸었지만 결국 또 빈손으로 원점에 이르렀다. 사랑하는 이들의 응원과 걱정은 물론 꾸지람까지 모두 고맙지만 사실 좀 억울하다. 나는 정말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나아갔다. 어쩌면 고도의 속임수로 스스로마저 속여 머물고 싶었던 걸일까. 오랜 시간 자문해 왔다. 난 얼마나 걸었을까. 어딜 향해 걷는 걸까. 마냥 빙빙 돌고 있을까. 결국 또 제자리걸음에 그치지 않을까. 한없이 샘솟는 마음에겐 고맙고도 미안하지만 이젠 정말 가야할 때인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두 눈이 조금씩 젖어 간다. 잠시 멈춰 울어도 되는 걸까. 동률이 형이 대신 울어주셔서 다행이다. 이토록 날이 좋은데 여전히 난 홀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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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김동률 콘서트 'Melody'문화생활/공연 2024. 1. 4. 21:23
지는 해조차 예사롭지 않던 날, 마침내 김동률 콘서트에 갔다. 같이 보기로 한 친구들과 만나 설레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 입장했다. 남미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일주일도 되지 않아 아직 시차 적응이 덜 되어 좀 피곤했지만 공연이 시작하니 피로조차 사치였다. The concert, 사랑한다는 말로 시작해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그게 나야, 황금가면, 기억의 습작 등 나의 여러 시절을 관통해 지금도 사랑해 마지않는 명곡들의 향연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공연의 이름이자 대미를 장식한 Melody는 정말 감동의 절정이었다. 한 곡 한 곡 다 너무 울림이 컸다. 큰 감동으로 몇 번이나 울컥였는지 모르겠다. 김동률이 장르요 나라다(?)...! 마음이 터져라 내적으로 열창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자연재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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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Kim Dong Ryul) - Melody문화생활/음악 2023. 10. 21. 16:02
오늘은 사랑이 형이 무지개다리를 건넌지 딱 일 년이 되는 날이다. 항상 보고 싶은 우리 형 그리고 별이지만 오늘 어쩔 수 없이 유독 더 사무치게 그립다. 나는 늘 그랬듯 예민한 기질을 견디며 또 나름대로 섬세한 다정을 타인에게 나누며 그렇게 살았다. 최근엔 남미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깨달으며 호연지기를 충전해 왔는데, 일상은 너무 빠르게 그 기억을 묻어간다. 하지만 어쩌면 그래서 소중한 기억으로 오래오래 간직될 수 있겠지. 곁에 있던 사랑이 떠난 후로 사랑은 점점 더 아득해져 가지만 어차피 마음과 인연은 내 바람과 같을 수 없다는 걸 안다. 어떻게든 가야 할 곳으로 흘러가겠지. 그래도 그냥 나 잘 지냈다고, 잘 지내라고 전해주고 싶은 날이다. 영원한 만남이 없듯, 영원한 헤어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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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Kim Dong Ryul) - 황금가면 (Golden Mask)문화생활/음악 2023. 5. 17. 23:50
내가 블로그에 음악이 빗대 쓰는 단상 중 대부분은 어떤 시기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어느새 5월도 훌쩍 지났다. 작년 이맘때엔 마음의 혹을 떼러 자전거 여행을 갔다가 팔에 깊은 상처만 더 얻고 왔었다. 그게 벌써 1년 전이다. 그 사이 또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때론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것 같고 스스로 혹은 타인이 이해 가지 않는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모든 시간이 다 나름의 의미로 내 안에 수용될 줄 안다. 동시에 아직은 청춘이라는 걸 실감하면서도 젊은 날 예민했던 지점들이 점점 더 수더분해지는 걸 느낀다. 어쩌면 간절기 같은 시기가 아닐까 싶다. 숨길 수 없이 늙기 시작한 얼굴과 숨길 수 있게 된 진심의 괴리가 조금 씁쓸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요즈음 누리는 일상의 안온함이 참 감사하다. 사랑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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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법 (Feat. Friends)문화생활/음악 2013. 7. 29. 23:40
오늘 캄보디아 해외봉사를 마치고 귀국했다. 해외봉사는 내게 단 한번도 쉬웠던 적이 없었지만..이번엔 특히나 힘들었다. 힘들어 하는 친구에게 힘내라며 내가 추천했던 이 노래를 힘들 때마다 내가 흥얼거리면서 버텼다. 해외봉사를 도와주시던 선교사님이 나보고 소년과 어른 사이에 있지만 그래도 어른에 더 가깝다고 하셨다. 또 우연히 만난 현지에서 사업을 하시는 봉사자께선 내가 그 분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게 세상의 때를 탔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다 맞는 말 같다. 하지만 이번 봉사를 지나며 개인적으로 제일 많이 했던 생각은 어떤 어른이 될까 하는 것이었다. 어떤 모습들을 보며 내가 삶을 잘 견뎌 어떤 자리에 이르렀을 때 일반적인 어떤 어른과는 조금 다른.. 좀 더 배려하고 스스로를 낮출 수 있는 어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