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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Kim Dong Ryul) - 황금가면 (Golden Mask)문화생활/음악 2023. 5. 17. 23:50
내가 블로그에 음악이 빗대 쓰는 단상 중 대부분은 어떤 시기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어느새 5월도 훌쩍 지났다. 작년 이맘때엔 마음의 혹을 떼러 자전거 여행을 갔다가 팔에 깊은 상처만 더 얻고 왔었다. 그게 벌써 1년 전이다. 그 사이 또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때론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것 같고 스스로 혹은 타인이 이해 가지 않는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모든 시간이 다 나름의 의미로 내 안에 수용될 줄 안다. 동시에 아직은 청춘이라는 걸 실감하면서도 젊은 날 예민했던 지점들이 점점 더 수더분해지는 걸 느낀다. 어쩌면 간절기 같은 시기가 아닐까 싶다. 숨길 수 없이 늙기 시작한 얼굴과 숨길 수 있게 된 진심의 괴리가 조금 씁쓸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요즈음 누리는 일상의 안온함이 참 감사하다. 사랑이 형이 너무 보고 싶을 때면 나를 사랑해 주고,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곁에 있다는 걸 되새긴다. 조금씩 멀어지거나 영영 멀어지는 벗들도 점점 늘지만 그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란 걸 알기에 아쉽거나 서글플 뿐 마냥 속상하진 않다. 세상이 정해준 내 역할이 맘에 안 들다가도 이내 어떤 역할이라도 맡을 수 있는 게 어딘가 마음을 고쳐먹는다. 그렇게 쓸데없이 시끄럽다 속절없이 잠잠해지는 아재의 가슴을 뜨겁게 설레게 하는 동률이 형의 신곡이 참 고맙다. 아직 꿈을 꿀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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