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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 넥슨 아이콘매치
    관심사/축구 2025. 1. 3. 21:46

    서울월드컵경기장 웨딩홀에서 남의 결혼식이 있던 날에 마침 2024 넥슨 아이콘매치가 있었다. 아이콘매치는 넥슨이 주최하고 슛포러브가 주관한 이벤트성 친선 경기인데, 은퇴한 월드클래스 축구 선수들을 볼 수 있어 뭇 축구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어려서부터 축구를 사랑해 온 나도 그중 하나라 예매를 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시간이 좀 애매하게 남던 차에 마침 커피챗 요청이 있어 잠시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런저런 말을 내뱉고 다시 경기장에 왔다.

    그새 인파가 엄청 많아졌다. 원래 친동생이랑 같이 보려고 했었는데 동생에게 갑자기 일이 생겨 경기를 일주일 정도 앞두고 급하게 친구 한 명을 불렀다. 급작스러운 연락에도 오는 친구가 정말 고마웠지만 교통 체증이 유독 엄청 심해 조금 늦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결혼식과 커피챗을 연달아 마친 후라 조금 지쳐 엄청난 인파와 여러 이벤트 부스를 스치듯 구경했다. 형형색색 다양한 팀의 유니폼을 입은 분들이 많아 혼자 보는 재미가 있었다. 블록코어가 유행하기 전부터 유니폼을 출근했다가 한소리 들었던 사람(?)으로서 동지들이 반갑고 기뻤다. 

    경기장 한 쪽에서는 마치 야시장처럼 이런저런 음식과 음료를 팔고 있었다. 결혼식 뷔페에서 미련하게 과식한 직후라 배는 안 고팠지만 닭강정 줄을 기다리며 시간을 의미 있게 보냈다.

    경기가 시작하기 십여 분 전부터 경기장 안에서 크나큰 폭죽 소리와 환호성이 계속 들렸다. 나중에 영상을 보니 입장 세리머니부터 엄청 성대하게 했더라. 친구는 경기가 시작하고 십 분 정도 지나 도착했다. 들어가기 전엔 애가 좀 탔지만 막상 친구와 만나 들어가니 생각보다 자리가 좋아 초조는 금방 흥분으로 바뀌었다.

    앙리, 카카, 피구, 피를로 등 어린 시절 영웅이었던 전설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볼 수 있어 정말 감동이었다. 다들 예전보다 몸은 무거워 보였지만 번뜩이는 센스는 여전하더라.

    특히 정말 좋아했던 푸욜의 여전한 열정을 볼 수 있어 기뻤다. 내 인생 첫 레플리카 마킹이 그였다. '힘든가? 오늘 쉬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는 그의 명언도 오랜만에 떠올릴 수 있었다. 여담으로 집에 와 SNS에 푸욜 사진을 올리며 태그했는데, 나중에 보니 푸욜이 그 게시물을 봤더라. 그게 뭐라고 소년처럼 달뜬 마음으로 기뻤다.

    하프 타임에는 밴드 All Time Low가 피파 온라인3의 삽입곡이었던 'Time-Bomb'를 불러 줬다. 피파는 나의 인생을 망치고(?), 지탱했던(?) 게임이라 더 반가웠다.

    후반전에도 반 데 사르, 포를란, 드록바, 아자르 등 세계적인 선수들부터 이영표, 박주호, 안정환, 이천수 등 익숙한 선수들까지 모두 볼 수 있었다. 세도르프는 76년생인데도 여전히 체력도 엄청나고 스킬이나 축구 센스나 진짜 미쳤더라.

    후반전 막바지엔 해버지, 박지성의 교체와 페널티킥 득점을 육안으로 볼 수 있었다. 내 싸이월드 주소가 박지성 선수의 백넘버와 성을 따 no13park였고, 고등학교 축구부 때 백넘버도 13번이었다. 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있을 때 직관을 가지 못한 게 참 후회됐는데 이렇게나마 경기장 위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감사했다. 골을 넣었을 땐 가슴이 벅차고 울컥하더라. 다 같은 마음이었는지 경기장에 PSV 아인트호벤 시절 응원가인 '위숭빠레'가 떼창으로 울려 퍼졌다. 

    어느덧 꿈같던 경기가 끝이 났다. 축구 덕분에 전설들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며 정말 낭만적인 밤을 향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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