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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금산·진안_2일차_운일암 송어횟집·마이산 도립공원·마이산 카페 토박이·금당사·탑영제·마이산 탑사기행/국내 2022. 9. 4. 23:05
아침에 일어나 숙소에서 제공된 샌드위치를 맛봤는데 은근 매콤하니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부모님은 주변 구경하러 가시고 동생은 늦잠을 즐겨 혼자 숙소에서 제공된 라면을 끓여 맛있게 먹었다. 사랑이 형과 집 안팎을 오가며 놀았다. 사랑이는 주로 부모님을 찾는 눈치였다.
부모님이 오셔 숙소에서 준 아이스크림 함께 먹으며 이야기 좀 나누고 체크아웃 시간인 11시 직전 숙소를 떠났다. 정말 오래 기억에 남을 공간이었다.
근처에 진안 맛집인 운일암 송어횟집이 있어 들렀다. 방문 전에 미리 말씀드리면 강아지 동반이 가능하다고 해서 일찍 예약을 해뒀다. 방에서 식사가 가능했다. 밑반찬이 알차고 맛있었고, 회는 신선했다. 매운탕은 저렴하고 넉넉했다. 송어를 처음 먹는다는 동생, 별로 안 좋아하신다는 아버지까지 다들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진안까지 왔으니 마이산에 가보기로 했다. 미처 몰랐는데 막상 마이산 도립공원에 도착하니 애완견 출입 금지였다.
마이산 카페 토박이에서 음료 한 잔씩 사 마시며 고민하다 동생은 차에서 사랑이 형과 기다리고 부모님과 나는 마이산 탑사에 다녀오기로 했다.
금당사와 탑영제를 거치는 아름다운 길을 따라 총 20분 정도 걸어 마이산 탑사에 도착했다.
멀리서 봐도 특이한 지형에 독특하게 자리 잡은 암자가 멋지다. 이렇게 암석이 풍화작용에 의해 벌집처럼 구멍이 생긴 것을 타포니 현상이라고 한단다.
마이산 탑사의 탑들은 조선 태종의 둘째 아들이었던 효령대군의 16대손인 갑룡 이경의 도인이 구한말에 자리잡고 타포니 현상으로 떨어진 돌로 나라를 구원해 달라는 마음으로 쌓은 것들이라고 한다. 구국을 바라는 간절한 바람이 지역의 관광 명소가 되었다.
절까지 잘 둘러봤으나 막상 마이산 도립공원 내에서는 마이산의 독특한 산세를 전체적으로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집으로 출발하며 조금 거리를 두고 나서야 정말 말의 귀처럼 생긴 두 봉우리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사실 돌아오는 날은 할아버지의 기일이었다. 우리 가족은 따로 제사를 지내지 않고 얼마 전 다른 일로 친척들이 모여 함께 묘소에 다녀오긴 했지만 집 근처에 할아버지를 모셨기에 뵙고 가기로 했다. 다행히 추모공원이 닫기 전에 도착했다. 꽃다발을 준비해 한 번 더 감사를 전했다. 그렇게 쌓여가는 업무를 잠시 외면하고 다녀온 일박 이일의 짧은 가족 여행이 끝났다. 미처 끄지 못한 업무 협업 툴에 실시간으로 쌓이는 책무가 때때로 마음을 무겁게 했지만 사랑하는 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참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세대는 더딘듯 빠르게 스친다. 사랑하는 존재의 늙음을 깨닫거나 죽음을 겪을수록 유한한 삶의 가치를 똑바로 알게 된다. 나를 버티게 하는 고마운 스승들 덕에 짧은 여행에서 큰 기쁨을 누렸다. 앞으로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잘 분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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