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2016 홍콩·마카오 여행_2일차(1)_마카오(1)
    기행/해외(아시아) 2016. 12. 3. 18:51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숙소를 나섰다. 내가 홍콩에서 묵은 숙소는 침사추이 역 근처에 위치한 레인보우 롯지(Rainbow Lodge HK)라는 곳이었다. 

    혼자 갔기에 도미토리로 숙소를 잡았다. 깔끔하고 직원들도 친절했지만 근처 청킹맨션이나 다른 도미토리보단 조금 비쌌다. 하루에 한 4만 원 정도 나왔다. 그래도 나름 만족했던 숙소.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사서 침사추이 페리 터미널로 향했다.

    아침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이 꽤 많더라.

    배로 1시간 정도 가니 어느새 마카오! 마카오는 크게 북쪽의 마카오섬, 남쪽의 타이파섬/코타이 스트립(매립지)/콜로안섬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나는 마카오섬에 위치한 마카오항으로 도착. 마카오가 좋은 점 중 하나는 각 호텔에서 페리터미널 같은 거점으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동선만 잘 짜면 무료 셔틀버스만으로도 관광이 가능하다고 한다. 나 또한 터미널에서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위풍당당한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 이제 여기부터 걷고자 했는데, 아뿔싸 데이터가 안 터지네...* 홍콩 현지 유심을 구매할 때 일부러 마카오에서 하루 쓸 수 있는 걸로 골랐고, 통신사가 시킨 대로(?) 했는데도 안 되더라. 가뜩이나 정보가 많지 않던 나는 살짝 멘붕이 왔다. 잠시 고민하다 그냥 미리 다운 받아둔 구글맵이랑 가이드북느님을 믿고 가기로! 이게 여행의 묘미지...*

    지도 얼핏보고 사람들 많이 가는 쪽 따라가다보니 뭔가 고풍스러운 곳이 나왔다. 왜 마카오를 중국 속의 작은 유럽이라고 하는지 느껴지더라. 솔직히 처음엔 여기가 어딘지도 몰랐는데 알고보니 그 유명한 세나도 광장...* 그리고 이곳에서 단체여행(?) 오신 과선배들을 만났다. 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졸업하고 처음 뵌 분들도 많았다. 정말 반가웠지만 아쉽게도 선배들은 미리 예약해둔 식당이 있어서 거기서 바로 헤어졌다.

    광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그 유명한 성 도미니크 성당도 나왔다. 밝은 상아색에 가까운 성당은 처음 보았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그런데 마카오에 광장+성당이라니, 유럽 사람들도 참 징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관광자원으로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건 또 아이러니.. 

    성 도미니크 성당에서 성 바울 성당으로 가는 길엔 '육포거리'가 있다. 말 그대로 다양한 육포와 여러 주전부리를 파는 가게들이 모여있는 거리. 육포는 시식이 가능했다. 다양한 육포를 맛보며 은근한 포만감과 갈증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성 바울 성당. 19세기 발생한 화재로 성당 전면부만 남아있는 곳이다. 조금 기괴할 법도 한데 의외로 아름다웠다. 약간 무슨 시공을 이동하는 문같기도 했다. 여기서 꽤나 오래 있었다.

    성당도 성당인데, 홀로 온 여행자로서 다른 여행자들을 바라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다들 나름의 방식으로 이곳을 느끼고, 또 간직하고자 하는 모습들이 행복해 보였다. 나도 행복했다...*

    아름다운 앞모습과는 다르게 뒷모습은 조금 쓸쓸했다. 을씨년스러웠다. 굳이 보지 않아도 될 누군가의 속내를 본 느낌? 하지만 이런 양면성과 보이지 않아야 할 곳에 대한 노출이 이곳을 특별하했다.

    성 바울 성당 뒷쪽엔 나차 신에게 바치는 '나차 사원'이 있었다. 성당과 사원이 거의 붙어있다시피 해서 신기했다.

    내려오는 길, 근처 상점에서 파는 에그타르트를 하나 샀다. 마카오에 가면 꼭 먹어야 한다고 가이드북느님이, 여러 블로그가 하도 그러길래. 맛은... 음... well... 백아연이 부릅니다. soso...!

    성 바울 성당 근처에 여러 유적지가 있었는데, 몬테 요새도 그중 하나였다. 성 바울 성당 오른쪽으로 가면 되는데, 용감하게 직감과 표지판, 구글맵만 보고 다니던 나는 왼쪽으로 갔다 돌아옴..*

    왠지 세부에서 봤던 산 페드로요새가 떠오르던 곳. 그리고 왜 나는 대포만 보면 4.2" 박격포가 떠오르는 걸까... 이게 트라우마인가...*

    내려와서 아까 조금 가다 돌아온 성 바울 성당 왼쪽 길로 쭉 갔다. 같은 길인데 언제 가느냐, 어딜 가느냐에 따라 옳은 길이 되기도, 그른 길이 되기도 하드라. 걷다 보니 성 안토니오 성당이 나왔다. 명승에 대해 표지판이 있어 찾기 편했다.

    성 안토니오 성당 근처에 '까모에스(까몽이스) 정원'도 갔다. 포르투갈의 시인이자 군인이었던 루이스 데 까모에스의 이름을 딴 정원이란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특별한 곳은 아니었다 마을 주민들이 배드민턴을 치고, 어르신들이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우리 동네 여느 공원과 비슷한 곳이었다. 근데 난 이번 3박 4일의 여행 중 이곳이 손에 꼽히게 좋았다. 공원 깊은 곳으로 가니 사람도 별로 없고 적막할 정도로 한적했는데, 문득 평화롭다고 느껴졌다. 고양이 한 마리와 나밖에 없던 지점도 있었는데, 그 또한 기억에 남는다.

    정원이 다소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먼 곳까지 볼 수도 있었다.

    정원 깊숙한 곳엔 웬 동상이 있었다. 복식이 우리네 그것과 비슷해서 신기해했는데, 알고 보니 한국 천주교 최초의 신부이자 순교자이신 김대건 신부님 동상...* 김대건 신부님이 마카오에서 천주교를 공부하셨다는 건 여기 와서 처음 알았다. 그렇게 여행이 준 특별한 순간을 간직하며 아마사원으로 향했다.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