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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베트남_하이퐁기행/해외(아시아) 2016. 9. 25. 14:51
무덥던 지난 여름.
네 번째 해외 출장으로 베트남에 다녀왔다.
2012년, 제대 후 복학생이던 내가 처음으로 갔던 해외봉사지도 베트남이었다.
그때 해외봉사 스탭이란 역할을 처음으로 맡았었는데...
연도는 다르지만 방문했던 시기가 비슷해서 괜히 더 그때가 많이 떠올랐다.
그땐 띤양이라는 곳에 갔었는데, 이번엔 베트남에서도 손 꼽히게 큰 도시인 하이퐁으로 갔다.
그곳에서 한국과 베트남 아이들이 직접 아동권리를 논하고 지역 사회 및 정부에 제안까지 하는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간만에 사진촬영의 역할도 맡았다.
인생이 참 재밌는 게, 급작스레 내가 찍은 사진들을 영상으로 만들어 마지막 날 아이들에게 틀어줘야 할 상황이 생겼는데..
2012년 베트남 해외봉사 직후 갔던 울릉도 스쿨어택에서 내가 맡았던 역할이 바로 그거였다.
매일 사진 찍고... LH홍보팀에 사진도 보내드리고... 매일 밤 사진을 취합하고 영상으로 만들어 마지막 날 아이들에게 보여줬던...
이번엔 마지막 날 직전에 영상제작이 결정되어 하룻밤에 완성해야 했던 게 좀 달랐지만...
간만에 새벽까지 영상을 만들고 또 그 영상으로 웃고 우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느낌은 같았다.
그 느낌 덕에 한때 PD를 꿈꾸기도 했었는데...*
채 1주일이 안되는 일정이고, 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했기에 시간이 금방 흘렀다.
여담이지만 아쉽게도 퍼나 분짜는 못 먹했지만 간만에 베트남식 커피인 카페 쑤어다도 마시고...
'돌아왔다'.
하지만 몸과 다르게 마음은 한동안 이 시간에 머물렀다.
베트남 학교를 떠나면서, 인천공항에서 헤어지면서 진심으로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볼 땐 나의 지난 한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마음을 빈틈없이 채워 준 시간들이 빠져나간 공허감도 느껴졌다. 연 이어 있었던 국토대장정, 베트남 출장이 그만큼 버겁고 그 이상으로 행복했었나 보다. 오랜만이라 생소하지만 사실 너무도 익숙한 이 느낌. 이 헛헛함이 나의 20대의 원동력 중 하나였는데... 괜히 기분이 묘했다.
예전엔 그 시간이 지나가더라도 간직함으로 존재할 수 있으니 감사하고 잘 간직하며 열심히 잘 살아보자고 다짐하고, 또 그러면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것 같다. 지금도 그 믿음은 동일하고 실제로 다신 못 볼 것 같던 친구를 다시 보기도 했었다. (feat. 삐살 브로) 다만 이번엔 그 시간을 '잘 간직'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조금 더 알게 됐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이 시간을 비롯해 내가 잠시 잊고 살던 소중했던 시절을 잘 간직해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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