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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숭실대학교 하계 필리핀 해외봉사 with 필쏘굿 - 2
    봉사 이야기/해외봉사 2014. 9. 4. 11:20

    어느새 1주일이 훌쩍 흘러 또다시 찾아온 일요일.

    주일엔 3개 지역으로 나뉘어 교육봉사를 진행했다.

    그중 근처에 있는 까다위노난에는 걸어가야 했다.

    그래서 그나마 지리를 아는 나는 까다위노난에 가시는 분들을 인솔해서 갔다.

    그때 팀장님이 도와주신다고 갤로퍼를 끌고 나오셨는데 중간에 퍼짐...* 



    그래서 다 같이 열심히 걸어서 까다위노난에 도착했다.

    팀원 분들은 교육봉사를 하시고 나는 센터에 돌아와 점심 준비 확인하고 팀장님 업무 보조를 하였다...*



    이럴 때면 나도 사람인지라 같이 봉사하고 싶은 마음도 들고 좀 아쉽다...

    그런 마음을 채워줬던 우연히 만난 친구들.

    내 제자이기도 했던 로이존, 로이지 그리고 동네 친구~

    이번에 로이지는 진짜 자주 마주쳤네 ㅋㅋㅋㅋ

    원래 수줍음이 많아서 날 보면 도망치기도 했었는데...

    근데 또 장난기도 많아서 장난칠 땐 장난 엄청 치고 ㅋㅋㅋㅋ

    이번엔 진짜 더 친해져서 후자의 빈도가 더 많아진 것 같아 행복하다.



    처음엔 로이지랑 몇몇 아이들만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현지인 예배에 온 친구들이 많았다.

    그래서 슬쩍 과자를 갖다가 아이들에게 주었다.

    후놉 예배에 오는 친구들에게 흔한 간식은 아니어서 참 좋아했다.

    좋아해 줘서 정말 고마웠다.

    작년에 참 잘 따르던 우등생이었던 로이말이 이번에 나를 어색해해서 좀 미안했는데...

    과자를 먹으며 비로소 그 환한 미소를 오랜만에 봐서 더 좋았다.



    이렇게 찰나의 여유를 누렸지만... 사실 일요일 다음 월요일엔 굵직한 일정들이 있었다.

    특히 우리가 더 준비해야 할 문화공연도 예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주일 오후는 공연 준비로 정신없이 흘러갔다.

    더운 날씨에도 열심히 준비해주신 팀원 분들...

    그렇게 시작된 월요일.

    눈 뜨자마자 나중에 우리가 필요로 할 서류들 정리들부터 시작해서

    짬짬이 의류 기부 인증샷도 찍고... 또 기증서도 받고...

    이런 스탭들의 일로 정신이 없었다.



    정신없이 뛰어다니는데 웬 소년이 혼자 쭈구려 앉아있길래 누군가 했더니 로이지...*

    내게 또다시 숨 쉴 틈이 되어준 로이지...*

    로이지 어머니가 센터 일을 도와주러 오셔서 막내 로이지도 따라왔더라...

    혼자 꽃을 모으고 있는 로이지...

    녀석을 보면 왜 이렇게 짠하고 또 좋은지 모르겠다.

    뭐 다른 학생들도 다 특별하지만 로이지는 내게 뭔가 조금 더 특별하다.

    편애가 제일 나쁜 거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드러내진 않았지만...

    암튼 로이지 심심해 보이길래 로이지 좋아하는 카메라 놀이(?) 잠깐 하고...

    로이지 작가님의 사진 몇 장 남기고 나는 다음 일정으로 넘어갔다.



    월요일의 첫 행사인 실리만대학교 사회복지학과와의 공동세미나.

    우리 단장님이셨던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장경남 교수님께서 필리핀과 한국의 설화의 공통점을 주제로

    유익한 강연을 해주셨다.

    통역으로는 성민이가 수고해줬다.

    솔직히 내가 오전에도 일하다가 늦게 와서 얘기는 다 듣지 못했지만 이런 자리는 또 처음이라 신선했다.



    세미나를 마치곤 실리만대학교 사회복지학과와 우리 팀의 어우러져 맛있는 밥을 먹었다.

    필리핀에는 사회복지라는 개념 자체가 매우 생소하다며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들을 보며

    그럼 우리가 바꾸어 가자고 말했지만 사실 참 대단한 친구들이라고 생각했다.



    식후에 함께 기념샷...*



    우리가 행사를 했던 건물은 실리만대학교 법대였다.

    걸맞게 적혀있던 문구...

    우리 학교 사회과학대에도 쓰여있는 말이다.

    정의가 흐르는 강처럼...!(맞나...?)



    그렇게 첫 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그다음 행사 준비를 했다.

    두마게테의 광화문 광장 격인 퀘존 파크에서 열렸던 숭실아가피아하이스쿨과 숭실대 단기팀의 콜라보 공연...*

    일찍이 자리를 잡고 세팅하고... 무대 확인도 하고...

    팀원 분들도 공연 마지막 담금질을 하셨다.



    나는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과 이렇게라도 함께 할 수 있음이 진심으로 행복했다.

    이게 꿈인가 싶을 정도로...

    이번엔 해외봉사 스탭으로 온지라 아예 보지 못한 아이들도 많았는데...

    정말 다행히도 여기서 거의 다 보았다.

    누군가를 바라보기만 해도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오랜만에 깨달았다. 

    손가락질하며 티처 수영이라 외치는 클라이드의 모습,

    8개월 만에 와 감회가 새로운 선생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장난치기에 여념 없는 아이들(그래서 더 고마웠던),

    이런 나를 여전히 스쳐가는 조렌까지...

    참 소중하게 남았다.



    그렇게 감격스러운 시간들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행사가 시작했다.

    페르난도 전도사님의 기도를 시작으로 시작된 행사.

    현지 학교 행정직원분과 우리 팀 인하 씨로 구성된 MC 진의 진행과

    나, 은석이 , 현지인 스태프 진의 진행 하에

    행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학교 학생들도 오늘을 위해 준비한 것들을 펼쳤다.

    나는 현지 학생들과 함께 저런 공연을 준비한 적도 있고

    또 숭실대 봉사단원 분들처럼 공연을 준비한 적도 있기에...

    다들 얼마나 고생했을지 대견하고 고마웠다.(내가 뭐라고...*)

    그리고 다행히 그 고생만큼 서로 즐거운 시간이 됐다.



    개인적으로 공연이 시작된 이후로 정말 내가 여기에 아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지인들을 만났다.

    현지인 친구들, 한국인 유학생들 등...

    중에서도 우리 센터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정말 내가 특별히 감사해하는 분들이기에

    이렇게 슬쩍 사진을 찍었다.

    웬만하면 스탭, 인솔자로서 본분을 잊지 않기 위해 자제하는데 이분들과는 꼭 한 장 찍고 싶었다.

    내가 힘들 때나 기쁠 때나 항상 순수한 에너지로 나를 북돋아 줬던 분들.



    이내 이어진 아이들이 준비한 빅밴드 공연과 우리 팀원 분들이 준비하신 태권도 공연을 끝으로

    우리의 문화공연도 끝났다.



    공연을 막 끝낸 직후의 단체샷.

    솔직히 이때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내가 해야 될 것 생각하면서 긴장하고 있었는데...

    목사님의 한마디... '수영아 너도 이리 와서 같이 찍자'

    진짜 그런 사소한 배려 혹은 관심이 얼마나 감사한지...

    역할이 역할인지라 어느 정도는 자제하고 피하지만...

    그래도 가끔씩 이런 감사한 순간들이 있다.

    그렇게 해봉으로 조금은 더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던 것 같다.(그나마)



    다음 날엔 정말로 우리의 마지막 봉사.

    학교에서의 교육 혹은 놀이...

    행정적인 업무를 사실상 마쳐놔야 하는 날이라 계속 서류 받고 보내고 이러느라

    지나가다 이렇게 사진이라도 찍었다.

    맘 같아선...*



    날의 점심은 필리핀의 전통음식, 레촌 바보이!

    돼지 통구이...

    다들 정말 맛있게 드셨고 나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필리핀을 느끼고 이해하고 갈 수 있게 

    여러모로 배려 많이 해주신 선생님, 목사님, 사모님, 단장님 다 감사했다.



    그리고 이제 관광 일정으로 근처 바후라 리조트로 출발~

    하려는데 지프니가 또 퍼짐...

    그래서 다들 열심히 밀었다.

    생각보다 시동이 안 걸려서 걱정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시동이 걸려주었다 ㅋㅋㅋㅋ



    우리의 관광 일정은 근처 바후라 리조트에서 1박으로 잡았다.

    날이 흐려 아쉬웠지만 다들 즐겁게 보내신 것 같다.

    맛있는 저녁도 먹고 다들 푹 쉬었다.



    드디어 마지막 날...

    우리는 세부로 출발했다.

    6시간 정도를 버스로 이동해야 했기에 좀 힘들기도 했지만...

    이렇게 중간에 간식도 먹고...

    다들 나름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며 버텼다.

    나는 사모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했던 것이 정말 기억에 남는다.

    항상 감사한 분들...



    세부에 도착한 뒤엔 저녁을 먹고...

    거의 바로 공항으로 가야 했다.

    그래도 세부에 왔으니 팀원 분들 사진이라도 찍으시라고

    폐장한 아얄라 몰에서 한 10분 정도 머물렀다.

    나는 예전 7+1 팀원들과 왔던 기억이 많이 났다.

    그때 아얄라 몰에서 참 많은 일이 있었지...*



    이제 진짜 막바지에 다다른 우리의 여정...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해외봉사...

    막탄 공항에서 또 사건이 터지며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을 겪어서

    놀라고 아프기도 했지만...

    어찌저찌 드디어 한국에 도착...*

    아마 나의 대학생활 마지막 해외봉사가 될 듯한 8번째 해봉이 그렇게 막을 내렸다.

    돌아온 나를 기다리는 것은 그동안 돌보지 않았던 뎅기열 후유증, 발목 수술 등 건강으로부터의 역습과...

    마지막 학기를 앞둔 자에게 의무적으로 주어지는 '취준생'이라는 이름 등...

    반갑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처음 시작할 땐 이렇게 오래, 많이 해외봉사를 나갈 줄 상상도 못했는데...

    그냥 주어진 순간들에 고민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충실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솔직히 보다 전략적으로 자기의 진로를 준비해온 친구들에 비하면 막막하다.

    얻은 것만큼 내 나름대로 포기하고 잃은 것들도 참 많다.

    그럼에도 그동안 참 과분하게 행복했다.

    후회보단 감사하다.

    내 대학생활을, 청춘을 너무도 버겁게 했던 그래서 더 소중한 한 페이지가 그렇게 저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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