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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Naughty(서동현) - 친구로 지내다 보면 (Feat. 김민석 of 멜로망스)문화생활/음악 2023. 2. 12. 23:44
해마다 시간이 점점 빨리 간다. 벌써 2월이다. 이미 입춘을 지나 공기 속 성큼 다가온 봄을 예감한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 결혼 소식이 많다. 오늘은 정말 친한 친구들의 청첩장을 받았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쁜 소식이 흐뭇했지만 모임 중 홀로 배우자를 찾지 못한 나의 아득한 여정을 선명히 떠올리게 됐다. 누군가를 만나는 게 너무 신중하고 주로 방어적이었던 나는 연애의 시작조차 지난했다. 막상 누가 다가오면 경계부터 하고, 정작 호감이 있어도 내비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쩌다 용기를 내면 찻잔 속의 태풍 혹은 심적 요양이 필요한 교통사고로 끝나곤 했다. 성실로 충분히 좋은 사람이 되면 가장 마땅한 때에 서로를 알아볼 거라 믿어 왔지만 세월 앞에 풍화된 믿음은 점점 불가지론에 가까워진다. 모든 사랑이 결혼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또 결혼은 결승점보다 새로운 시작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인생이 유한하고 빠르게 흐른다는 것 또한 알기에 가능하면 더 늦지 않게 소중한 사람을 만나 서로가 아는 아름다운 것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향유하고 싶다. 마음과는 달리 일터에서도, 인연 앞에서도 자꾸 억지 노력만 하는 건 아닌지 스스로 조금 볼품없게 느끼는 늦겨울과 초봄 사이다. 결국 짝사랑에 그치거나 그에도 이르지 못했던 엇갈림을 뒤로하고 다시 나아가야겠지. 이미 내 안에 별이와 사랑이 형을 비롯해 위대한 사랑이 그리움과 고마움으로 충만하단 것과 지금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삶을 되새기며 풋풋한 노래를 홀로 간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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