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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계절에 생각나는 노래가 있는가 하면, 늘 같은 계절로 데려가 주는 노래도 있다. 정준일의 푸른끝은 들을 때마다 겨울을 떠올리게 한다. 바쁜 일과를 보내고 돌아온 방에서 안락함보단 눅눅함을 느끼는 날, 가슴까지 서늘한 노래를 꺼내본다.
좋은 것들은 시절마다 다른 의미로 되새겨지곤 한다. 이 노래는 나에게 늘 중의적으로 다가온다. 푸른 청춘의 종말을 고하는 것 같기도 하고, 신록의 시작을 알리는 끝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지난 시절과 지금이 다르듯 앞으로도 이 곡에서 나는 또 다른 목소리를 발견할 것이다.
잠잠히 듣다 보니 못 다한 사랑에 대한 회한으로 느껴지던 가사가 오늘은 자신의 꿈 혹은 삶과 나누는 대화로 느껴진다. 충만하게 주어진 고독을 기쁨으로 누려야겠다. 절망이 쉽고 그 어떤 무엇도 가질 수 없을지 몰라도 가봐야 알겠지. 끝을 알고 가는 길도 나름의 가치와 의미는 충분하다는 걸 이젠 안다. 최후의 최후까지 끝은 끊임없을지라도... 조금 느리더라도... 삶을 시작한 이상 그냥 함께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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