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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내가 가장 좋아하는 행위 중 하나는 해가 저물고 밤이 깊어지는 시간 고요한 호숫가를 산책하는 일이다. 호수는 날씨나 그날의 기분에 따라 매번 다른 얼굴이다. 두 다리로 수면에 비친 마음의 행간을 읽어내다 보면 생각지 못한 것들을 마주하곤 한다. 최근에 새로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뒤늦게 자각한 우유부단함이다. 지난 일은 되돌릴 수 없고 앞으로 다가올 시간은 예측이 어렵다. 당장 하루하루도 벅차기에 이미 어쩔 수 없는 후회나 고독은 적당히 곱씹고 다시 걸음을 옮기곤 한다. 더 나은 지금의 나, 언젠가의 우리를 기대하며 그렇게 산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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