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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프터나잇 프로젝트(Afternight Project) - 사랑이 올까요
    문화생활/음악 2021. 7. 6. 22:18

    30대에 접어들며 예전에 비하면 타인을 이기적이라며 깎아내리거나 탓하지 않고 상황을 자의적으로 왜곡하는 경우도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 마음도 잘 모르면서 일방적인 진심이 누군가에게 닿기를 막연하게 바란다는 점에서 사춘기 소년과 다를 바 없다는 걸 깨닫는다. 미성숙함을 순수라 혼동하며 자위해 왔는지도 모른다. 스스로 비판하더라도 자기 연민에는 빠지지 않으려 노력해 그나마 다행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궁극적으로 수용해야 할 자아를 뒤늦게 존중하기 시작했다. 지난 시간에 대한 태도는 대부분 후회보다는 아쉬움 위에 쌓은 긍정이었다. ​

     

    이미 생각보다 많이 나이를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짝을 찾는다. SNS에도 누군가의 반려자나 아이 사진이 많아졌다. 나도 잘 살고 있고, 각자의 때가 있다지만 시기를 놓친 건 아닌지 괜히 씁쓸함과 조바심을 느끼곤 한다. 이미 바래버린 지난 시간을 곱씹다가 다시 마음을 고쳐먹기도 했다. 외로움의 실존을 인정하면서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걸 안다. 더불어 이미 과분한 사랑을 누리고 있다는 것도 절감한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꿈꾼다. 똑 닮지 않아도 두 눈에 오래토록 담고 싶은 누군가가 있을 거라고, 각자 주고받아온 상처의 퇴적층까지도 보듬어줄 서로가 있다고 말이다. 언젠가 오래토록 기다렸던 인연이 마침내 닿는다면 나이에 걸맞지 않은 해맑음으로 맞아주고 싶다. 그리고 용기 내어 말할 것이다. 당신은 그냥 당신이면 된다고, 그거면 나는 충분하다고. 어수룩한 나지만 성실하게 걷는 것만은 자신 있노라고. 그때까지 제일 잘하는 일을 하고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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